뉴욕타임스 "중국자본의 제주 공습은 새로운 '침략'"

[언론 네트워크] 중국 관광객·투자 급증에 몸살 앓는 제주 조명

'중국자본의 제주 공습'이 이젠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유력 매체인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가 최근 이 현상에 깊은 흥미를 나타내며 집중 조명했다.

뉴욕타임즈는 2월25일자 '중국인들을 환영하고 나서 경계하고 있는 한국의 섬(South Korean Island Grows Wary After Welcoming the Chinese)'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제주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는 중국자본에 대한 우려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 제주지역 중국 자본 투자와 관광객 급증에 대한 우려를 다룬 2월 25일자 뉴욕타임즈 기사.

뉴욕타임즈는 서귀포시 대정읍에 거주하는 한 농민의 말을 빌어 상황을 설명했다.

딸기 농사를 짓는 신용권씨는 특파원과의 대화에서 "중국인들을 실은 비행기가 연달아 도착하고 일부 사람들은 이 근처의 땅을 매점하고 있다. 가끔 저는 이 섬이 이번에는 중국의 식민지가 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뉴욕타임즈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지만, 신씨와 아열대의 휴양 섬의 많은 거주민들은 일부 사람들이 새로운 외부의 '침략'이라 부르는 것, 신혼 여행자들, 야자나무, 그리고 청록색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골프장으로 유명한 제주로 몰려드는 중국 관광객들과 투자자들의 물결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또 "사치품들을 찾는 중국인들로 붐비는 면세점들, 새로운 호텔들과 콘도 개발이 제주의 명성을 드높이길 바라는 사람들에게 쇄도하는 자본은 큰 횡재"라며 "그러나 늘어나는 중국의 경제적 진출은 또한 더 강력한 이웃국가들에 의해 수차례 침략당해 온 나라에서 결코 겉모양과 다르지 않은 강대국의 착취에 대한 공포심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자본 뿐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른 우려도 다뤘다.

뉴욕타임즈는 "소떼들처럼 해안도로를 지나가는 중국인들을 위해 차를 멈추고 기다려야하는 경우가 이따금씩 있다", "차이나타운으로 둔갑시키기 위해 거액을 행사한다(wielding its big money)",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을 약소국으로 업신여기기 때문에 공중도덕을 무시하는 것 같다"는 제주도민들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한국 사람들이 제주에서의 삶을 값비싼 행위로 여기게 될 거라는 두려움도 커져갔다. 그 분위기는 매우 악화돼 중국인에게 땅을 파는 사람들은 '국민 반역자', 즉 20세기 초에 일본이 한반도를 식민지화하도록 도왔던 한국인들과 비교됐다"고 썼다.

이어 "지난해 쯤 지방 뉴스 매체와 평론가들은 중국의 부동산 투자자들이 한국의 땅을 '침략한다'고 비난하기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전하며 제주도민의 68%가 중국 관광객 증가가 제주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한 설문조사를 소개했다.

여기에 연간 방문 중국인의 수, 중국인 소유 토지의 증가, 중국 자본의 주요 투자 사례 등을 자세히 다뤘다.

또 이에 대해 염려하는 시민사회와 중국을 비난하기 보다 더 많은 소비를 이끌어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제주도 관계자의 발언도 실었다.

과거 제주에 일본군의 진지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해안동굴이 있다는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며 '무력을 통한 일본의 식민지배'와 '자본을 통한 중국의 공습'을 비유적으로 함께 언급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즈는 농부 신씨의 할아버지가 일본군의 비행장과 진지동굴을 만들기 위해 징발됐던 주민들 중 한 명이었다는 점을 밝히면서 "이 곳은 고통의 땅이다. 많은 중국인들이 느닷없이 몰려드는 광경은 그 고통을 한 층 더 보태고 있다"는 신씨의 발언을 덧붙였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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