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없는 박근혜 창조경제, 중국은…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창커(创客), 중국 경제의 새로운 발전 동력 될 수 있을까

2015년 3월 3일, 올해도 어김없이 중국 베이징에서는 양회(两会)가 시작되었다. 이번 양회를 통해 시진핑 정부 들어 국가정책 및 민생 전반에 걸쳐 추진해 오고 있는 개혁이 제도화를 통해 어떻게 심화할 것인지 주목된다. 우선 양회의 주요 안건은 다음 10가지 핵심어로 정리된다. 1)개혁, 2)부패, 3)의법치국, 4)신창타이(新常态), 5)일대일로(一带一路), 6)환경보호, 7)호구개혁, 8)양로금, 9)창업(创业), 10)가격개혁. 특히 시종일관 뚝심 있게 밀어 붙이는 부패척결과 새로운 성장모델의 바탕이 될 창커(创客)가 눈에 띤다.

정치 축제 같은 중국 양회

매년 3월 초가 되면 천안문 광장은 전국에서 모인 3000명의 인민대표들로 북적인다. 3월 3일에 시작하는 양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중국 양회, 그중에서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우리나라의 국회 격이다. 하지만 그 풍경은 너무 다르다. 중국 양회 분위기는 마치 정치 축제를 연상케 한다. 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인민을 대표하는 만큼 55개의 소수민족 대표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대표들은 독특하게도 색감이 화려한 민족의상을 입고 회의에 참석한다. 그래서인지 몇 날 며칠을 종일 릴레이 회의를 해야 하는 딱딱한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화사하고 활기차게 느껴진다. 양회가 정치 축제처럼 느껴지는 것은 비단 의상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참석한 시진핑(아래, 왼쪽 두번재)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아래, 왼쪽 세 번째) 총리 ⓒAP=연합뉴스

양회에서 빠질 수 없는 1년간의 각 분야 업무보고는 보통 60~80분씩 쉬는 시간 없이 이어진다. 그만큼 내용도 방대하다. 하지만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각종 매체에서는 신속하게 그 내용을 도표와 그림으로 요약 정리하여 쉽게 설명해 준다. 13억의 다양한 인구가 국가의 정책을 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작은 배려와 노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올해는 기자회견에서 왕요우(网友 : 네티즌) 사이에서 유행하는 신조어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铁帽子王(티에마오쯔왕)을 사용하여 '아직 발견하지 못한 부패 공직자'를 일컫기도 하였고, 창업을 나타내는 创业(창예)대신 신조어인 创客(창커: 창조적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 등 단어를 사용하여 기자회견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문득 불신과 불협화음으로 얼룩진 한국 국회의 회기기간 풍경이 떠올라 씁쓸해진다.

쉴 날이 없는 부패척결

부패척결은 이번 양회에서도 최우선적인 화두였다. 양회 개막 첫날 정치업무보고가 끝나고 30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에 중국 군대는 '중국쥔왕'(中国军网)에 새로운 부패 군인 30인의 명단을 공개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지에(春节)기간에도 쉴 새 없이 부패 공직자의 명단이 공개되었는데 양회기간도 예외는 아니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에 발표한 30명의 부정부패 군인 중에는 여론에 노출되지 않은 자들도 포함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숨어있는 부패자들도 샅샅이 뒤져내 부정부패를 근절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보인다. 공직자의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 법률이 통과되고 있는 시점에서도 여전히 조합장 선거 금품 청탁 뉴스가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한국 사회와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양회가 열리는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서는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법률의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의 목소리가 분분하지만,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인 부패척결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의 김영란법에 대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지지의사를 표명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중국은 부패척결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이 시점에서 보다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부정부패 해결책으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장더장(张德江) 전인대 상무위원회 위원장이 8일 2차 전체회의 업무보고에서 반부패 국가법 제정을 천명한 바 있다. 이번 양회에서 중국식 김영란법이 어떻게 입안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식 풀뿌리 창조경제

이번 양회에는 창조적인 사람을 일컫는 '창커'(创客)라는 신조어가 새롭게 등장하여 이목을 끌었다. 창커는 중국인들조차도 생소한 단어로 나이 어린 젊은 창업자들 사이에서 즐겨 사용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3월 5일 정부업무보고에서 창커라는 단어와 관련지어, '창예'(创业, 창업), '창신'(创新, 창조) 등의 단어를 연신 뱉어냈다.

중국은 개혁개방을 통해 일군 발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새로운 성장모델의 추진체를 '창조(성)'으로 본 것이다. 특히 사회 저변의 혈기왕성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졌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젊은 창업자들을 대량으로 길러낼 수 있는 환경을 제도적으로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제2, 제3의 샤오미(小米) 창업자 레이쥔(雷军), 알리바바(阿里巴巴) 창업자 마윈(马云)을 길러 내겠다는 것이다. 이는 곧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현실화할 수 있도록 제도로써 이를 뒷받침하여 점차적으로 사회·경제구조의 변화를 도모하겠다는 의도이다.

창커를 길러내기 위하여 정부는 과연 어떤 계획을 짜고 있을까? 리커창 총리의 업무보고 내용을 보면, '중국제조 2025'(中国制造)를 제시하고 중국 제조업의 부가가치 향상을 촉구하는 한편, 인터넷 시대에 전통적인 산업을 모바일 인터넷 및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결하는 '인터넷 플러스'(互联网+) 등을 언급하면서 이후 중국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였다. 창조, 창업, 혁신은 중국의 산업발전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핵심 원동력이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중국 정부는 창커 집단의 배양을 위해 우선 대학생 창업을 국가발전계획에 포함시키고, 지식재산권 전략행동 계획을 수립하고, 일반대중의 창조성을 개발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았다.

중국식 창조경제는 아주 작고 근본적인 창조적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의식하지 못 하는 사이에 대중과 사회를 바꾸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갓 탄생한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현실에서 잘 실현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주는 것은 결국 중국 정부의 몫일 것이다. 과연 중국 정부가 상상하는 것과 같은 창조 중국을 만들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지만, 한국 정부의 창조경제가 무엇을 말하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에 비하면 나름 기대해볼 만하지 않을까.

*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홈페이지에서도 '한중관계 브리핑'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 지난 연재 모아 보기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