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 탄생…여야 모두 내분의 '씨앗'

與, 씁쓸 "통과된 게 다행"…野, "국민 승리" 자평했지만…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것과 관련, 여야는 각각 다른 해석을 내놨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가결'에,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반대·기권표 발생'에 방점을 뒀다.

새누리당은 16일 오후 김영우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여야가 합의한 대로 오늘 국회 본회의가 열렸다는 점에 대해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제는 그간의 국정 공백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청와대도 후속 인사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며 "이번 인사가 국정 운영에 활력을 불어 넣는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에 대해서는 "이번 임시국회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남기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가결은 됐지만 반대표가 상당히 많았다"며 "새로 임명될 이완구 총리 내정자는 국민통합을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도 본회의 직후 "일단 통과된 게 다행"이라면서도 "새누리당이나 총리로 새롭게 취임하시는 이 후보자도 겸허하게 국민의 뜻을 잘 받들겠다"고 했다. 원 의장은 "저희도 심기일전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반란표'에 대한 씁쓸함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김진태 의원도 트위터에 쓴 글에서 "새누리 155명 출석에 찬성 148, 무효 5면 배신 내지 '모자라는 사람'이 최소 7명?"이라고 당 내부를 겨냥했다.

새정치연합 "국민의 승리"라지만…

반면 야권은 표결에 참여한 새정치연합 의원 124명보다 최소 9명이 이 후보자에 대해 찬성하지 않았다는 점에 더 주목했다. 김진태 의원의 말처럼, 이날 새누리당 의원 155명과 여당 성향 무소속 의원 2명이 표결에 참여했지만 찬성은 148표에 그치고 반대표가 128표에 기권이 5표나 나온 점을 지적한 것.

새정치연합은 박완주 원내대변인 논평에서 "새누리당은 표결에는 승리했지만 국민에게는 졌다. 국민이 승리했다"며 "새정치연합 124명 의원들은 단 1표의 이탈 없이 국민의 뜻을 받들었고, 여당의 일부 의원들도 함께한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국민의 절반이 부적격이라고 믿은 만큼 '식물 총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새로운 총리는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 서민을 대변하는 국정을 펼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승리"라고 거듭 강조하며 "신임 총리는 국민 과반, 그리고 여당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온 것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국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도 결과적으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가결에 들러리를 선 꼴이라는 야권 내부의 비판으로 한동안 시끄러워질 조짐이 보인다. 홍의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할 말은 아니지만 새정치연합에서는 이 후보자를 그냥 총리로 만들어 주고 싶어했다"며 "우윤근 원내대표가 성대 출신인 안규백 수석부대표를 통해 성대 출신 진선미·김경협 의원을 청문위원으로 선임한 속뜻은 알려진 사실"이라고 원내지도부를 비판했다.

의석수 5석의 제3당 정의당은 김종민 대변인 논평에서 "국민이 이미 부적격 판정을 내린 이 후보자 인준안이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표결로 결국 처리됐다"며 "거대 양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거수기로 전락한 순간"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에 대해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아안지 못한 제1야당의 무능을 다시 한 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당만 2개 아니냐'는 국민의 자조 섞인 지탄을 새정치연합은 무겁게 받아안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정의당은 표결 불참으로 반대 뜻을 분명히 했지만 결과적으로 국민의 뜻을 관철시키지 못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국민모임'측도 논평을 내고 "새누리당의 총리 인준 강행처리 방침에 제대로 된 저항 한번 해보지 못한 채 의사일정 합의를 해주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인 새정치연합은 결과적으로 인준에 협력해주고 만 꼴"이라며 "새정치연합은 단지 새누리당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들러리 정당일 뿐 도저히 국민이 원하는 진정한 야당의 모습으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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