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3·4세 승계]②삼성, 바짝 다가온 '이재용 시대'

삼성SDS·제일모직 상장, 승계발판 마련

한국 대기업들이 안팎으로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각 산업의 성장을 이끌어 온 창업주와 2세들의 퇴진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이제 3·4세들로의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역사적으로 경영권 승계이후 기업의 명암이 엇갈린 사례는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창업주나 2세와 달리 이들로의 지배구조 변화는 기업의 또 다른 흥망성쇠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주요그룹 오너 3·4세들 경영참여 현황과 과거 사례, 바람직한 지배구조, 해외사례 등을 정리해본다. 편집자

삼성은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기업이다. 삼성 브랜드 가치는 올해 세계 7위로 1년만에 한단계 더 올라갔다. 전 세계 기업들중 애플과 구글, 코카콜라, IBM, 마이크로소프트, GE 등 단 6개만이 삼성보다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삼성이 만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TV와 스마트폰은 이제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제품이 됐다.

그런 삼성이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바로 3세인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다. 이병철 선대회장에서 이건희 회장까지 삼성은 그야말로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다. 이재용 부회장의 시대는 선대로부터 내려온 유산을 유지,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입사했지만 바로 유학길에 올랐다. 일본과 미국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2001년 삼성전자 상무보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2007년 전무, 2009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10년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자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이건희 회장이 와병중이고, 과거처럼 완전한 회복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승계작업은 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으로 이를 위한 기반도 갖춰졌다는 평가다. 올해 이같은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제일모직·삼성SDS, 승계 발판 놓다

재작년부터 시작된 삼성의 사업재편은 이재용 부회장 체제를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의 사업재편을 시작으로 최근 방산·화학부문 빅딜까지, 삼성은 새로운 지배구조 출범을 위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

특히 삼성SDS와 제일모직 주식시장 상장은 이재용 부회장 체제를 갖추기 위한 발판으로 평가받는다. 상장이 마무리된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 11.25%, 제일모직 지분 23.24%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이 부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약 8조6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 이전 1조1500억원 수준과 비교하면 약 8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제일모직과 달리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은 경영권 유지를 위해 반드시 들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주주 매각제한 기간이 마무리되면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주요 계열사 지분 인수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지만 양대 주력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은 약한 상황이다.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분구조에서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20.76%가 필요하다. 일단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을 통해 이 부회장은 이 회장 지분 인수를 위한 기반을 갖춘 상태다.



◇ 이재용 시대, 삼성의 모습은?

삼성은 재작년부터 계열사간 복잡하게 얽힌 지분구조를 해소하고 있다. 일부 계열사간 순환출자를 해소하며 제조는 삼성전자, 금융은 삼성생명 중심의 그림을 만드는 중이다.

재계와 주식시장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삼성 지배구조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 지배구조의 큰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가능성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삼성홀딩스' 출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후 궁극적으로는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지주회사가 합병하는 구도다.

이 과정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영역정리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거 이건희 회장이 그룹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다른 2세들이 현재 CJ와 신세계 등으로 갈라져 나온 것과 같은 구도다.

일단 이부진 사장은 호텔과 상사, 이서현 사장은 패션·광고 등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서현 사장의 남편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은 삼성의 스포츠 관련사업을 총괄할 전망이다. 김재열 사장은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와병중인 만큼 삼성으로선 이 부회장으로의 승계작업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되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비즈니스워치=프레시안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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