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미 콘서트에 사제 폭탄 던진 고교생은 일베?

범행 저지른 고3 학생, 평소 일베에 심취했던 것으로 알려져

한 고등학교 학생이 전북 익산에서 열린 재미동포 신은미 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의 토크 콘서트 행사장에 들어와 인화물질에 불을 붙여 투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진행요원 등 2명이 부상을 입었지만 신은미 씨와 황선 씨는 곧바로 대피해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10일 오후 8시 20분 경 전북 익산시 신동성당에서 열린 '신은미·황선, 평양에 다녀왔수다' 토크 콘서트에서 익산의 모 고등학교 3학년 오모 학생이 인화물질이 든 냄비를 가방에서 꺼내 번개탄과 함께 불을 붙여 연단으로 향했다. 오 학생은 진행요원에 의해 제지됐고 이 과정에서 학생이 들고 있던 인화물질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펑'소리와 함께 불이 붙었다.

현장에 있던 관객 200여 명은 즉시 대피했고 맨 앞자리에 앉아 있었던 원광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이재봉 교수와 오 학생을 막으려던 진행요원이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오 학생이) 무대를 향해 (인화물질을) 던지려고 했는데 진행요원이 그걸 막았다"며 "그래서 (인화물질이) 무대 앞에 떨어졌는데 막으려던 진행요원 얼굴이 많이 다쳤다"고 전했다.

오 학생이 콘서트장에 들어오게 된 경위에 대해 이 교수는 "콘서트는 티켓을 끊으면 누구든 들어올 수 있었다. 소지품 검사를 일일이 하는 것도 아니"라며 입장을 막을 별다른 방법은 없었다고 밝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전북 익산경찰서는 오 학생이 TV 프로그램에서 인화물질 투척 장면을 보고 범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투척 물질이 황과 질산칼륨, 설탕 등을 섞어 만든 속칭 '로켓 캔디'(일종의 고체연료)'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오 학생이 던진 인화물질에 불이 붙어 타고 있는 모습. 이 사고로 관객 2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연합뉴스

한편 경찰은 오 학생이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저장소'에 심취해 교사로부터 제지를 받았다는 학교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 학생이 일베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일베에는 10일 이 사건과 관련한 게시물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게시물에는 찬합통에 '로켓 캔디'로 보이는 투척 물질을 담은 사진과 함께 "빼갈한병 마시고 벼르고 있다"며 콘서트 현장 사진이 게시돼 있다.

이는 오 학생 옆 자리에 앉았던 한 관객이 "한 청년이 품 안에서 고량주로 보이는 술병을 꺼내 술을 마시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고 횡설수설했다"는 진술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경찰은 오 학생을 현행범으로 붙잡아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11일 오전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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