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제2의 뇌관은 '자영업자 대출'

월 1조원 씩 증가, 연체율도 급증

자영업자 대출이 충격적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 등 5대 시중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2010년 말 94조 원에서 올해 10월 말 134조 원으로 늘어났다. 매년 10조 원 씩, 4년 사이에 무려 40조 원이나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자영업자대출의 증가 폭은 주택담보대출(63조 원 증가)을 제외한 모든 유형의 대출보다 크다. 대기업 대출(29조 원)과 전세대출(13조 원), 신용대출(8조 원)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가계부채의 진짜 뇌관은 자영업자 대출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형식적으로 자영업자대출은 중소기업대출에 속한다. 하지만 사실은 가계부채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급전이나 '돌려막기' 자금 성격 강해

자영업자의 주택담보대출조차 사업자금이 아니라 생계자금으로 쓰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주택담보로 먼저 자금을 끌어쓰다가 이것도 모자라 자영업자 대출로 조달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급전이나 일종의 '돌려막기' 성격이 강한 빚이기도 하다.

자영업자대출이 중소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급증했다. 자영업자대출은 중소기업대출에 포함돼 집계되는데, 2010년까지만해도 중소기업 대출의 60%에도 미치지 못했던 자영업자대출은 올해 10월 말엔 중기 대출의 91%를 넘어섰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중소기업 대출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이미 자영업자대출이 중소기업대출 규모보다 크다.

이렇게 자영업자대출이 급증하는 배경에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 생) 세대가 있다. 이들이 직장에서 밀려나 별다른 경쟁력 없이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레드 오션'에서 사실상 실업자나 빚더미 신세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세청에 등록된 개인사업자의 수는 지난해 말 537만명으로 2009년보다 10.4%나 늘었다. 반면 자영업자의 월 매출액은 2010년 평균 990만 원에서 2013년에는 평균 877만 원으로 줄었다. 자영업 가구의 평균 부채는 7131만 원에서 8859만 원으로 24% 증가했고, 자영업자대출 연체율도 일부 은행에서 두 배로 뛰는 등 악성부채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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