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군사독재 시절 나는 경제를 지켰다"

[울산합동유세] 발끈한 李, 박근혜에 정면 공격

2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제3차 합동 연설회에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는 각각 '이명박 필승론'과 '이명박 필패론'을 제기하며 서로 부딪혔다.

특히 이명박 후보는 전날 박근혜 후보가 '정치공방 중단'을 선언하면서도 부산 연설회에선 "불안한 후보로는 10년 정권교체의 한을 풀 수가 없다"며 비난한 것을 의식한 듯 강경한 어조로 반격에 나섰다.

이명박 "내가 한방에 간다고? 천만에"
▲ 27일 울산 합동 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이명박 후보. ⓒ연합뉴스

이명박 후보는 "군사독재 시절 현대자동차가 불경기라는 명목으로 폐업될 뻔 했을 때, 나는 보안사에 끌려가 '미래에는 (자동차 산업이) 국가의 중심산업이 될 테니 10년만 기다려보라'면서 피눈물을 흘리며 현대자동차를 지켰다"고 말했다.

'경제 대통령'이미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군사정권의 자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박근혜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그 때가 어느 시절이었는가. 개인의 방송국도 빼앗았던 시절이 아니냐"면서 "그들은 정치는 알았지만 경제는 잘 몰랐다. 전 그 속에서 대한민국의 중심산업을 지켰다는 긍지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후보 진영의 검증 공세에 대해서도 그는 "나는 세계시장을 다니며 상품을 팔 때 '저것은 못 쓴다, 쓸 수 없다'고 남의 상품을 흠집 내지 않았다. 남의 상품을 못 쓰게 해서 자신이 이기겠다고 하면 그것은 모두가 다 망하는 길"이라고 직접 반박했다.

이 후보는 "많은 사람이 제게 '한 방에 간다, 네거티브에 간다'고 한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라며 "이명박이 어떤 사람인가. 이명박이 어떤 생을 살아 왔나. 누가 내 앞에 돌을 던지겠나. 나는 승리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적당히 덮자? 대선필패 지름길"
▲ 박근혜 후보. ⓒ연합

박근혜 후보는 전날에 이어 '이명박 필패론'으로 맞불을 놓으며 물러서지 않았다. 박 후보는 "5년 전의 악몽을 잊어선 안 된다. 현재의 대세에 안주하며 적당히 덮고 넘어가자는 안이한 생각이야말로 대선필패로 가는 지름길"이라면서 "이 정권이 어떤 공격을 해 와도 이겨낼 수 있는 100% 필승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깨끗한 지도자만이 경제를 살릴 수 있다. 힘은 근육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에서 나오는 것"이라면서 "지도자에 문제가 있어 국민이 지도자를 믿지 못하면 그 어떤 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각종 부동산 비리 의혹에 휘말린 이 후보를 겨냥해 "땀 흘린 만큼 보상 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서민들은 열심히 땀 흘려 한푼 두푼 모아 집을 장만하고 자식교육도 시키는데 한 쪽에선 부동산으로 몇 십 배, 몇 백 배의 돈을 쓸어 담는 나라가 과연 정상적인 나라인가"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세계는 '여풍당당'의 시대다. '박풍당당' 박근혜, '위풍당당'한 선진한국을 만들겠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 27일 울산에서 열린 합동 연설회에 참석한 이명박, 원희룡, 박근혜, 홍준표 후보. ⓒ프레시안

한 박자 쉰 홍준표-원희룡 "내가 바로 대안"

홍준표, 원희룡 두 후보도 각자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며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빅2'에 대한 직접적인 공세를 펴지는 않았다.

홍 의원은 "이 후보는 '일 잘하는 대통령', 박 후보는 '흠 없는 후보'를 강조했는데 홍준표는 일도 잘 하고, 흠도 없고 게다가 말도 잘 한다"면서 "그런 후보가 있는데 왜 엉뚱한 데 줄을 서 그렇게 고생을 하느냐.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면 빈손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빈손으로 나오는 청빈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의원은 "가난한 사람은 희망이 없고, 부자는 자기 부를 주체하지 못 하는 21세기 양극화 시대에는 나눔과 대화가 시대정신"이라며 "그것을 원희룡이 이끌겠다. 사용자는 노동자와 먹을 것을 나눠야 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한나라당의 자본주의는 독식하는 자본주의가 아니다"면서 "먹을 것을 함께 나누고, 대화하는 진정한 화합의 정신이 한나라당이 살 길"이라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상대적으로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울산에서 열린 행사인 만큼 이날 응원전은 대체로 일방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날 참석한 3000여 명의 지지자 중 박근혜 후보 측 지지자는 600여 명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대부분 이명박 후보를 응원했다. 박 후보 측 지지자들이 이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 '샌드위치'가 된 모양새였다.

그러나 당 차원에서 전날에 이어 양 진영의 좌석을 나눠 배치하고 푸른 티셔츠를 입은 실무진이 '인간 띠'를 만들면서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 울산에서 열린 합동 연설회에서도 이명박-박근혜 진영 간의 응원전은 치열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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