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일병 가해자들 "살인 고의성 없었다" 혐의 부인

살인죄 적용 후 첫 공판…윤 일병 '사인 변경' 두고 공방 예고

선임병들의 집단 구타로 숨진 28사단 윤모 일병 사건의 가해 병사들이 43일만에 재개된 재판에서 검찰이 추가적으로 적용한 살인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살인의 고의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군 검찰은 16일 오전 10시 경기도 용인시 3군 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5차 공판에서 피고인 6명 가운데 이모(26) 병장 등 4명에게 살인죄를 주혐의로 적용하고, 기존의 상해치사죄를 예비 혐의로 적용한 새로운 공소장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에 재판부도 주혐의로 살인죄를 적용한 것이 이 사건의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라고 판단해 군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날 재판에서 군 검찰은 "피고인들이 지속적인 폭행과 가혹행위로 윤 일병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며 30여 분에 걸쳐 공소 사실을 낭독했다. 

하지만 피고인의 변호인들은 "살인의 고의성이 없었다"며 검찰의 살인죄 적용에 대해 반박했다. 특히 이 병장 등 일부 피고인은 직접 자리에서 일어나 "살인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군 검찰은 피고인들이 혐의를 부인함에 따라 "추가 증거 제출과 증인 신문을 통해 입증하겠다"며 사건의 핵심 목격자인 김모 일병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관련 기사 : 윤 일병 사건 핵심 목격자 "軍, 유족 만남 막았다")

군 검찰이 윤 일병의 사인을 '기도폐쇄에 의한 뇌 손상'에서 '좌멸증후군 및 속발성 쇼크' 등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서도 향후 변호인 측과의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군 검찰은 살인죄 적용과 사인 변경의 연관성을 묻는 판사의 질문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시사하지는 않지만 속발성 쇼크 등은 누적된 폭행으로 인한 것인 만큼 폭행의 고의, 사망 예견 등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윤 일병의 시신 등에 대한 사진과 의료 기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사인을 감정하기로 했지만, 피고인 변호인들은 "직접 부검한 부검의보다 감정의가 얼마나 사인을 확실히 알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한편 이날 재판을 방청한 윤 일병의 아버지가 변호인을 통해 피해자 진술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재판부가 이를 수용함에 따라, 다음 재판에서 진술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다음 재판은 오는 26일 1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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