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1일 내놓은 '규제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방안'에 대해 '부동산 투기 부양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 등 별도의 보완책 없이 마구잡이로 부동산 관련 규제를 풀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이날 논평을 내고 "여전히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빚내서라도 집 사라'며 거래 활성화 방안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실수요자의 기대와는 거리가 먼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또 "정부가 발표한 정책의 핵심이라 할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은 문제투성이"라면서 "재건축 연한 및 안전진단 기준의 완화에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아파트 등 주택 건설 기술의 발전으로 내구성이 높아지는 추세여서 재건축 연한을 오히려 강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에 역행하는 정책은 "결국 강남 재건축 활성화로 부동산 경기를 띄우자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
참여연대는 정부의 이같은 정책이 "과거 역대정부가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의 플랜을 짤 때처럼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과 그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실수요자들의 소득에 비해 너무 높은 주택가격이라는 구조적 한계로 투자상품인 강남 재건축과 같이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기 어렵다"며 실패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9.1 대책 요약]
■재정비 규제 완화
- 재건축 가능연한 최장 30년으로 완화
- 재건축 안전진단시 주거환경비중 강화(현재 15%→40%)
- 재건축시 85㎡이하 의무건설 비율 완화(연면적 기준 50% 폐지)
- 공공관리제 개선(주민과반 찬성시, 사업인가 이전에 시공사 선정 허용)
- 재개발시 임대주택 의무건설 비율 완화(세대수의 20%→15% 이하)
- 안전사고 우려 주택 관리강화(재건축 10년이상 지연시 안전진단 재실시)
■청약제도 개편
- 민영주택 85㎡이하 가점제(40%)는 2017년부터 지자체 자율운영
- 가점제 개선(소형저가주택 기준완화, 유주택자 중복차별 규정 폐지)
- 입주자 선정절차 단순화(국민주택 13→3단계, 민영주택 5→3단계)
- 청약예금 예치금 칸막이 단순화(예치금 변경시 즉시 청약 허용 등)
- 국민주택 청약자격 완화(세대주 요건 폐지, 1세대 1주택 청약허용)
- 청약통장 유형 단순화(청약저축, 예금, 부금, 종합저축→청약종합저축)
- 청약대상 주택유형 단순화(민간건설국민주택 폐지, 국민·민영은 유지)
■부담 완화 및 서민주거 안정
- 전매제한(2~8년→1~6년) 및 거주의무(1~5년→0~3년) 완화
- 주택기금 '유한책임(비소구) 대출' 도입
- 디딤돌 대출 금리 0.2%포인트 인하 및 우대금리 제공
- 디딤돌 대출 DTI 60% 내에서 LTV 70%까지 적용(시중은행과 동일)
- 청약저축 예금금리(3.3→3.0%) 인하
다음은 참여연대가 이날 발표한 논평 전문
‘서민 주거안정’ 부실, ‘투기 부양책’만 가득한 최경환노믹스
‘빚내서 집 사라’ 요지부동 부동산 정책기조, 가계부채 대책 있긴 한가
재건축 연한과 안전진단·공공관리제·재개발임대주택비율 완화 반대
수도권 그린벨트 공공택지내 전매제한기간과 거주의무기간 완화 반대
1. 정부가 오늘(1일) ‘규제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방안’을 발표하며, 부동산 투기 규제의 빗장들을 풀어버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늘 부르짖어 온 ‘경기 부양’의 수단이 결국 ‘부동산 투기 부양책’ 뿐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정부의 ‘서민 주거안정 강화’ 정책도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구색맞추기 정책으로 전락해 버렸다. 소형저가주택 공급이나 분양가를 낮추어 공급하는 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등 서민들의 내 집 마련 지원 정책 방안은 나오지 않고, 여전히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빚내서라도 집 사라’며 거래 활성화 방안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실수요자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2. 오늘 정부가 발표한 정책의 핵심이라 할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은 문제투성이다. 우선 재건축 연한 및 안전진단 기준의 완화에 반대한다. 서울시에서 재건축 연한을 40년으로 정할 때,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성 문제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있었다. 아파트 등 주택 건설 기술의 발전으로 내구성이 높아지는 추세여서 재건축 연한 강화의 필요성까지 고려할 수 있음에도 오히려 이같은 규제 완화로 불필요한 건설비용 손실만 높아지게 된다는 우려가 있다. 정부 발표와 같이 생활 불편이 큰 주택의 경우, 리모델링 또는 수선 수준이면 충분하다. 결국 강남 재건축 활성화로 부동산 경기를 띄우자는 정책에 불과하다. 정부가 공공지원제로 이름을 바꾸겠다는 ‘공공관리제 완화’ 또한 반대한다. 주민들이 시공사 선정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하면 결국 조합이 시공사 자금에 의존하게 됨에 따라 시공사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 결국 주민들이 독립적으로 사업시행 여부를 판단하고, 사업시행계획을 수립하기 어렵게 된다. 사업시행계획이 정해지지 않아 어떤 사업인지 주민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단계에서 시공사를 선정하는 것보다는 공공자금 지원이 가능한 지자체의 경우는 사업시행계획을 정하고 시공사를 선정하는 게 주민들을 위해 바람직하다.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건설 비율 완화 또한 반대한다. 전원세난 해소를 위해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시급한데, 규제를 완화하면 도심 내 임대주택 공급이 곤란해진다. 재개발지역의 저렴한 임대주택이 사라지면,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그만큼의 임대주택이 더 지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뿐만 아니라, 투자상품인 재건축은 지원하는데 원주민들의 소득능력으로는 자체적으로 주거환경개선을 하기 어려운 재개발에 대한 지원은 없는가? 도로, 학교, 상․하수도 등 도시기반시설 정비를 위해 도시재정비기금 등을 확충하는 방안 등은 나오지 않고 있다. 도세영세민이 많은 도시 외곽의 재개발지역에서는 재건축처럼 전면철거 후 높은 분양가로 얻어지는 개발이익으로 재정비하는 방식은 거의 불가능하고, 정부가 도시기반시설을 정비하면 자기 집을 개량해 나가는 방식의 재개발만이 가능한데 이러한 재개발지역 지원정책은 전혀 정책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기부채납을 완화하도록 할 경우, 재개발에 따른 지역 개발 경비는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정부가 대안과 예산을 제시해야 한다.
3.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공공택지내 전매제한 기간 완화 및 거주 의무 기간 단축에 반대한다. 그동안의 그린벨트 해제 정책은 환경 보존가치가 낮은 지역의 그린벨트를 풀어 거주민들의 재산권 보호와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였다. 주택사업을 하기 위한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서도 그간 환경 파괴를 이유로 많은 반대가 있어왔다. 세곡, 내곡, 위례, 우면지구 등은 전용면적 85㎡를 3~4억 원대에 분양하였으나, 현재 인근 시가가 6억에 가깝다. 누구를 위한 전매 제한이며 거주 의무 완화인가? 전매제한 기간 완화 및 거주 의무기간 단축은 결국 그린벨트 해제지역에 대한 투기를 조장하겠다는 정책에 불과하다. 2013. 12. 30.자 장기주택종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을 연 11만호 수준 공급하여, 2022년에는 전체 공급주택의 10%까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기로 예정되어 있는데, 임대주택 리츠를 통해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충분한 공급이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다. 아울러 LH공사를 통한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 활성화에 대한 정책적 의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민간임대사업자를 활성화하겠다면서도 그 유인책인 세제 지원 정책이 무의미할 정도로 임대소득 과세 연기, 임대사업자 여부에 관계없이 각종 부동산 과세를 완화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등 정책이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어 실효성도 의문이다.
4. 정부는 과거 역대정부가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의 플랜을 짤 때처럼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과 그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수요자들의 소득에 비해 너무 높은 주택가격이라는 구조적 한계로 투자상품인 강남 재건축과 같이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기 어렵다. 실수요자들의 기대는 싼 값의 주택이 나오면 사겠다는 것이어서 이러한 실수요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주택정책이 되려면 오히려 6.4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 ‘20만 소형주택 공급’ 공약과 같이 소형저가주택 공급이나 분양가를 낮추어 공급하는 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등의 정책 방안은 나와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들이 기대하는 정책은 사실상 전무하다. 정부는 이미 DTI, LTV 규제 완화로 지난 두 달 동안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최고로 끌어올렸다. 1,040조 원을 넘어서는 등 가계부채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도, 여전히 대출을 쉽게 하여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추후 금리 인상 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무주택자들이 우선적으로 집을 마련하도록 하는 등 1가구 1주택 정책은 부동산과 관련된 주택공급, 조세, 금융 등 제반정책의 골간을 이루는 것이었음에도 단기적 부동산경기 활성화에만 주목하여 이를 허물고 2주택 이상의 투자 목적 수요자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정책으로 가고 있다. 자금능력이 큰 2주택 이상자들이 내 집 마련의 무주택자에 비하여 자금능력이 높아 정부의 내 집 마련 지원정책이 약화되면 그만큼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은 멀어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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