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세월호 참사 발생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의혹을 제기한 일본 우익 성향 일간지 <산케이(産經)신문> 기사와 관련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에 <산케이신문>은 반발 입장을 취했다. <조선일보> 등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했을 뿐이라는 것. 같은 내용을 보도한 한국 보수 언론은 문제 삼지 않으면서,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해서만 날을 세운다는 지적인 셈이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수봉 부장검사)는 자유청년연합 등 보수단체가 박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고발한 가토 다쓰야(加藤達也·48)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출국금지하고 오는 12일 출석하도록 통보했다.
가토 지국장은 3일자 신문에 실린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침몰 당일 행방불명, 누구와 만났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 대통령의 사생활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최측근 보좌관이었던 '정윤회' 씨의 이름이 실명으로 거론됐다. 박 대통령이 젊은 시절 가까이 지냈던 고(故) 최태민 목사의 사위인 정 씨는 최근 부인과 이혼하면서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결혼 생활에 대해 일체 함구한다는 조건으로 이혼했다는 것.
검찰은 가토 지국장을 2∼3차례 소환해 보도 근거와 취재 경위 등을 조사한 뒤 형사 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산케이신문>은 9일 "한국 검찰, 본지 서울지국장에 출두 요청. 웹기사 '대통령 명예훼손'"이라는 기사에서 가토 지국장 출국금지 및 출석 통보 사실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이 기사에서 <산케이신문>은 "문제가 된 기사는 웹사이트 'MSN산케이뉴스'에 3일 실린 가토 지국장이 쓴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나?'"라면서 "올 4월 16일에 일어난 한국여객선 침몰사고 당일, 7시간에 걸쳐 박 대통령의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을 둘러싸고 그 시간의 박 대통령 행적 등을 놓고 한국 국내에서 논란이 높아지고 있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산케이신문>은 이어 "기사는 한국 국회 내에서의 논의와 한국신문 <조선일보>에 실렸던 칼럼 등, 공개된 정보를 중심으로 그것들을 소개한 형식으로 쓰여졌다"고 밝혔다.
그리고 <산케이신문>은 "웹사이트 게재 후 산케이신문에는 한국 청와대로부터 서울지국장에게 항의가 있었던 것외에도 주일한국대사관이 도쿄 본사에 '명예훼손 등을 했다'며 기사 삭제 요청이 있었다"며 청와대와 주일대사관의 삭제 요청을 밝힌 뒤, "<산케이신문>은 기사 삭제에 응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문제의 기사는 9일 현재까지 웹사이트에 그대로 실려있다.
“문제가 된 기사는 한국 국회에서 이뤄진 논의와 <조선일보> 칼럼 소개가 중심이 되고 있는데, 이 기사를 이유로 명예훼손 혐의로 출두를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라는 고바야시 다케시 <산케이신문> 도쿄편집국장의 발언도 기사에 소개됐다. 같은 내용을 보도한 <조선일보>와의 형평성 문제를 우회적으로 지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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