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허수아비' 풍자 그림은 전시 불가?

광주시, 예술 자유 여기까지가 한계인가

예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이 또다시 광주에서 불거지고 있다. 문화중심도시이며 국제적인 비엔날레를 여는 도시가 대통령에 대한 패러디 하나를 놓고 지방자치단체가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인권도시 광주가 맞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는 민중화가 홍성담 화백의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 출품작이 박근혜 대통령을 그의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의 허수아비로 묘사한데 대해 광주시가 ‘전시불가’ 공식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 활발한 민주·인권도시 광주가 문화로 먹고 살기 위해 ‘문화수도’를 내세운 가운데 말로는 “작가들의 ‘창작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한다”고 하지만 결론적으로 광주시가 역사적 주요한 사건들을 담은 걸개그림을 ‘게시 불허’해 박근혜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는게 아니냐라는 지적이다.

▲ 문제가 된 홍성담 화백의 작품 ⓒ시민의 소리

광주시는 6일 공식 입장을 통해 “시는 앞으로 걸개그림을 공공청사인 시립미술관에 전시하는 것이나 건물 외벽에 게시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서 불허한다”며 “걸개그림의 제작 및 전시, 게시 등과 관련 일련의 관련자에 대하여는 조사를 통해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시는 이같은 강경한 입장은 미술관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건물에도 못걸게 하려는 저의가 사전에 포함되어 시민시장 윤장현호의 정체성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가 일고 있다.

홍성담 작가 외 20명이 협업한 작품으로 특별전에 출품될 ‘세월오월’ 속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정을 받는 ‘허수아비’로 표현된 박근혜 대통령과 5.18당시 시민군과 주먹밥 아줌마가 ‘세월호’ 바다를 들어 올리면서 승객들이 안전하게 탈출시키고 바다가 갈라지는 모습을 묘사했다.

또한 노란색 비옷을 입고 유모차를 앞세운 시민들이 ‘가만 있지 마라’라는 펼침막을 들고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모습도 묘사됐다.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의미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로봇 물고기로 형상화하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문창극 전 국무총리 지명자 등의 모습도 담는 등 최근의 사회적 문제도 함께 거론하였다.

특별 프로젝트의 장경화 협력 큐레이터는 “광주시에서 마련한 이번 광주정신 특별전은 작가들에게 주제를 갖고 신작을 할 때는 작가와 큐레이터와 작품 제작 시작 전부터 방향에 대해서는 토론을 하고 제작 방향을 잡아가고 수정보완하는 작업이 반복이 된다”며 “홍성담 작가의 작품을 보고 다소 주제와 방향이 다르다고 작가에게 이의제기를 몇차례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 큐레이터는 “작가는 큐레이터들이 시의 간부들의 영향력 하에 있는 사람이라고 오해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시에서 전혀 그런 부분은 없었다는 점을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다”며 “단 작품을 만드는데 작품선정을 하고 협의하고 수정보완하는 과정들에 대한 요구를 했지만 원만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 작가는 그렇게는 못하겠다 의지를 밝혔다고 알려졌다. 이후 큐레이터 측은 6일 오후 3시께 연락을 통해 다음날까지 수정해달라는 통보를 했고,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으로 전시될 걸개그림에 대한 전시는 다음날 최종결정이 될 예정이다.

한편 홍성담 화백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선관위에 의해 고발당했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시민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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