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에서 또 백혈병 사망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27년 근무한 故 이범우 씨

또 한 명의 삼성반도체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숨졌다.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근무하다 지난 1일 세상을 떠난 고(故) 이범우 씨. 그는 한 달 전 몸의 이상을 느껴 사내 병원을 방문했다. 이어 대학병원에 가보라는 권유를 받았고, 결국 천안 단국대 병원에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이후 서울 삼성의료원으로 옮겨 항암치료를 시작했으나 지난 1일 밤 11시 30분께 사망했다. 향년 47세. 유족으로는 부인과 어린 두 자녀가 있다. 

고인은 27년 동안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삼성반도체 부천공장에 입사했고, 1991년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이 설립된 뒤부터 최근까지 23년 동안 온양공장에서 일했다. 주로 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했다.
 
"반도체 공장 설비 유지·보수 업무, 단기간에 고농도 유해물질 노출"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선 이미 숱한 피해자가 나왔었다. 2010년 3월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박지연 씨, 2012년 5월 뇌종양으로 사망한 고(故) 이윤정 씨, 같은 해 난소암으로 사망한 고(故) 이은주 씨 등이 모두 온양공장에서 일했었다. 또 오는 21일 서울고등법원의 항소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백혈병 피해자 김은경 씨와 악성림프종 피해자 송창호 씨, 그리고 서울행정법원에서 소송 중인 재생불량성 빈혈 피해자 유명화 씨 등도 온양공장 노동자였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에 따르면, 이 단체에 접수된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노동자의 피해사례는 모두 40건이다. 이 가운데 12건은 백혈병, 재생불량성 빈혈 등 림프조혈계 질환 피해자다. 반올림에 접수된 삼성 반도체 및 LCD 공장 직업병 피해 제보는 150여 건이다.

2012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조사 보고서에도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의 발암물질이 생성된다는 사실이 담겨있다. 이 보고서에는 “최근 1년간의 모니터링 자료에 대한 분석 결과 주로 유지보수 작업 시에 유해물질 감지 알람이 울리는 경우가 많았으며 고농도 수준이 감지된 경우도 있었다”, “유지 보수 작업은 단기간에도 고농도의 유해물질에 노출이 가능한 작업” 등의 내용도 있다. 지난 1일 세상을 떠난 고(故) 이범우 씨가 맡았던 작업이 특히 위험하다는 것. 

반올림은 4일 논평에서 “삼성전자는 반올림과 직업병 대책 마련을 위한 교섭을 벌이는 중에도 ‘재발방지대책’에 대하여 아무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공장 산재 피해에 대해 사과한 뒤에도, 삼성이 져야 할 실질적 책임에 대해서는 입장 변화가 없다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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