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연극 <반도체 소녀>, 크라우드 펀딩 진행

10월 공연 예정…이번엔 삼성전자 서비스 노동자도 등장

'삼성 백혈병' 이야기를 다룬 연극 <반도체 소녀>에 대한 크라우드 펀딩이 다음 달 9일까지 진행된다.

문화창작집단 '날'은 2010년 공연됐던 연극 <반도체 소녀>를 시민들의 모금을 통해 오는 10월~11월 다시 무대에 올리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 <반도체 소녀> 크라우드 펀딩 홈페이지 바로 가기)

연극 <반도체 소녀>는 영화 <또 하나의 약속>과 <탐욕의 제국>이 개봉하기 전인 2010년 초연돼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다만, 문화창작집단 날은 2014년 새로 선보일 <반도체 소녀>의 등장인물들을 초연 때와 사뭇 다르게 구성했다.

새로 공연될 <반도체 소녀>의 주인공은 기존의 '무대 위를 속절없이 떠도는 가련한 영혼'에서 좀 더 적극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날'에 따르면, 주인공은 "모두의 기억 속에서 강하게 다시 살아나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는 이들의 마음을 전하는 메신저"이자 "자신의 비극적인 죽음이 삼성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를 전하는 강인한 노동자"로 재탄생한다.

초연에서 자동차 조립 공장에서 일하다 과로사하는 등장인물이었던 '동용' 또한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로 변주된다. 그는 노조에 가입하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동료를 맥없이 바라보다 방황하는 인물이다. 날은 이 캐릭터를 통해 "오늘의 다수 노동자의 모습일지도 모를 현실을 대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연 때와 바뀌지 않은 점도 있다. 2010년 공연 당시 교수 역을 맡았던 오세철 연세대 명예교수는 서울 공연에서 이번에도 교수로 출연한다. 지역 공연에서는 이민환 부산대 음악학과 교수가 출연한다.

ⓒ문화창작집단 날

<반도체 소녀>의 실제 모델인 고(故) 황유미(사망 당시 23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이 연극을 보고 "딸이 아팠을 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는데, 이렇게 무대에 올라 마음의 치료를 받았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 관련 기사 : 삼성 임원들이 꼭 봐야 할 연극 <반도체 소녀>)

문화창작집단 날의 최현 대표는 "진지한 연극은 힘들다는 주변의 통념을 깼던 <반도체 소녀>로 십시일반의 정신을 확장해 새로운 시작을 하려 한다"며 "<반도체 소녀>의 공연으로 또 다른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는 연극 제작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도체 소녀> 공연은 10월 초 안동, 대구, 울산, 부산에서 진행되고, 10월 23일~11월 23일에는 서울에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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