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18 행사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없다

야당 "박근혜의 광주 모독 규탄한다"

올해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 식순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서가 빠졌다. 이 노래를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구해 온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13일 광주시에 따르면, 전날 국가보훈처는 '제3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행사 기본계획(안)' 제하 공문을 광주시로 보냈다. 5.18 기념식은 2003년부터 정부 행사로 승격돼 보훈처가 행사 계획 수립을 맡도록 돼 있다. 

보훈처가 광주시에 보낸 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식순도 작년처럼 '개식-국민의례-헌화 분향-5.18 민주화운동 경과보고-기념사-기념공연-폐식'으로 구성돼 있으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빠져 있다. 

5.18 유족단체와 시민단체 등 광주지역 시민사회는 앞서 이 노래 제창 순서가 빠진다면 정부 기념식에 불참하고 별도 행사를 열 것이라고 밝혀, 행사 파행이 예상된다. 

앞서 5.18 관련단체들이 참여하는 '5.18 민중항쟁 34주년 기념행사위원회'는 정부의 '임을 위한 행진곡' 공식 기념곡 지정 유보에 반발, 공식 기념식에 불참하고 보훈처 지원 예산 1억2000만 원을 반납하겠다고 지난 7일 밝혔다. 

광주 망월동이 지역구인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은 이와 관련 "정부는 (노래에 대한) 히스테리적 거부 반응으로 일관해 왔다"면서 "이 문제를 이념문제로 비화시켜 보수세력 결집 도구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광주시와 유족단체, 야당과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의 요구를 정부가 깔아뭉갠 셈이다.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행사 참석 여부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광주시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행사 이틀 전에야 (대통령) 참석 여부가 결정됐다"고 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를 '광주 모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국회에서 결의안까지 냈는데 올해도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지 못한다고 한다. 박 대통령 역시 이번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한다"며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광주를 모독한 것이다.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과연 박근혜 정부는 국민통합을 외치는 정부가 맞는가"라며 "5.18 관련 단체들과 광주시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으면서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가로막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이번 5.18 공식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무산된다면 광주는 또 한번 깊은 상처를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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