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심', 나경원 재끼고 지상욱 낙점?

[오늘의 조중동] <동아>, 당협위까지 '보이지 않는 손' 작동

"청와대의 뜻이 반영됐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가 13일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새누리당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에 잠정 내정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마지막에 덧붙인 문장이다. 여기서 '청와대의 뜻'은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즉 박심(朴心)이 반영됐다는 말이다. 조선시대에 빗대자면, 지 전 대변인은 '박근혜 가라사대'를 서울 중구에 전파할 인물로 간택 받은 셈이다.

지 전 대변인에 밀린 이는 나경원 전 의원이다. <조선>에 따르면, "그동안 친박 일부 중진은 지 전 대변인을, 비박(非朴)계 일부 의원들은 나 전 의원을 밀"었다고 한다.

현재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집행위원을 맞고 있는 나 전 의원은 판사 출신 정치인으로, 17대 국회에 입성해 한나라당 원내 부대표와 대변인을 거쳐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현 시장과 겨뤘다. 그러나 당시 '1억 피부과' 사건으로 정치권 전면에서 후퇴했다. 이후 자신의 지역구인 중구를 다지며 차기 총선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친박'으로 이름을 올린 지 전 대변인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하며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지 전 대변인은 당시 한 인터뷰에서 안철수 전 후보가 내세운 '새정치'와 관련해 "'새정치'는 정치지도자가 자기가 한 말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그것을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박근혜 후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같은 날 '나경원 대신 지상욱… 또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당내에서는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 주류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박심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당협위원장으로 현역 의원이나 차기 선거에서 해당 지역구에 출마할 사람을 앉히는 관행에 비출 때, 지 전 대변인은 사실상 차기 총선의 공천을 일찌감치 받은 셈이다.

박근혜 정부 1년 동안 당청 주요 관계자들은 이견을 보이는 모든 사안에 대해 "결국은 박 대통령 의중 아니겠느냐"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집권 여당이 '박근혜 2중대'로 추락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부터 박 대통령의 '제왕적 통치'에 대한 비판까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2년 차에도 정권 강화를 위한 '박심'은 모든 내홍을 일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적 원성으로 교체된 해양수산부 장관도, 서울시장 출마를 망설이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당내 세 결집을 위한 당협위원장 자리도 모두 '박심'으로 대동단결하는 모양새다.

한편, 이날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친이계 심재철 최고위원은 '지상욱 중구 당협위원장 내정' 보도에 반발하고 나섰다. 당 조강특위가 나 전 의원을 탈락시킨 것은 "다음 총선 때 당선될 경쟁력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자기편이냐 아니냐 하는 얄팍한 계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문종 사무총장은 "오늘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홍 사무총장은 이어 "특히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아니면 특별한 계파 의식을 갖고 선정하고 있지 않다는 말을 분명히 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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