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010년 지방선거 '우클릭'해서 승리했었나?

[오늘의 조중동] '중도론' 설파하는 <조선>

선거를 앞두고 또 '중도' 논쟁이다. 이념 논리가 주요하게 작용하는 총선이 아니라, 6.4지방선거를 놓고 벌이는 '중도' 논쟁이다. <조선일보>는 16일자 신문 3면 "중원을 잡아야 산다…야권 중도표 공략 우클릭 전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체질 개선'에 나선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선거를 앞둔 올해 민주당은 본격 중원 공략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조선일보>가 민주당의 변화 조짐으로 지목한 사례는 최근 북한인권민생법 제정에 나서고 대북 햇볕정책의 검증보완에 들어갔다고 하는 부분이다.

전임 전략홍보본부장인 민병두 의원의 발언도 소개했다. 민 의원은 "재벌과 성장에 대한 적대적 이미지로는 민주당의 외연을 확장시킬 수 없으니 변화가 시급하다고 김한길 대표에게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 지도부는 국가 기관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거리 두기'에도 나섰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최근 의원들에게 "특검은 민주당의 포기할 수 없는 원칙이지만 특검만으로 지방선거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중앙일보> 역시 민병두 의원이 블로그에 올린 글을 상세히 전했다. "과감하게 전선을 오른쪽 중간에 칠 수 있어야 한다"는 민 의원의 말을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금단의 지대까지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 조선일보 16일자 3면 지면 캡쳐

'중도' 논쟁은 매번 선거때마다 되풀이돼 왔다. 특히 보수 언론의 경우 민주당의 '중도 논쟁'을 적극 보도하고 있는데, "중원을 잡아야 산다"는 '중도론' 설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처럼 보인다.

민주당의 '중도' 논쟁 역사는 꽤 된다. 민주당은 지난 2007년 대선 패배 후 정세균 대표 체제를 내세워 '우클릭'을 시도했다. 당시 김효석 당시 뉴민주당비전위원장와 함께 '뉴민주당 플랜'을 내놓았다. 전반적인 '중도 확장' 전략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2010년 지방선거는 '이념'보다는 '생활 이슈'가 주된 선거였다. 당시에는 무상급식 열풍이 강하게 부는 등, '복지' 이슈 중에서도 생활 밀착형 이슈들이 널리 주목을 받았다. '천안함 사건'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정부가 '천안함 침몰은 북한 소행'이라고 못박은 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지방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 유세를 통해 북한에 대한 경계심을 적극 활용했지만, 결국 참패했다. '이념'은 최소한 2010년 지방선거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를 내놓고 당명을 바꿨다. 이를 통해 불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판세를 뒤집어 버렸다. 이를 보수정당의 '중도화 전략'으로 볼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선거 전략의 문제이지, 체질을 바꾼 것은 아니었다. 경제민주화 공약의 상당수가 지켜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보면 그런 분석이 더 힘을 얻는다.

'중도 논쟁'과 관련해 당장 민주당 안에서 반발이 예상된다는 보도도 나온다. <조선일보>는 인천대 이준한 교수의 말을 인용해 민주당이 선명한 안보관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다만 핵심 지지층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득의 과정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이날 '반발 커지는 민주 우클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의 10년 대북정책인 햇볕정책 검토와 당직개편을 통해 당 정체성과 이념좌표를 '우클릭'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중도층 외연확대를 통한 10% 안팎의 당 지지율 만회와 함께 6.4지방선거를 대비한 승부수로 보이지만 당내 갈등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486 출신 한 의원은 "정체성을 조정하는 것은 새누리당과 같이 가겠다는 얘기인데 집단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비판을 내놓았다. 유독 보수 언론들은 민주당에 '중도'를 권유해 왔다. 특히 대북정책과 북한인권 등 특정 이슈를 두고, 민주당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중도가 살 길'이라는 논리를 내놓는다. 2014년, 지방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또 '중도 논쟁'이 재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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