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특검' 승부수…'대화록 터널' 빠져 나올까

"檢 못 믿는다"…정기국회 전면 보이콧

검찰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관련 '편파 수사' 논란 등으로 정치권이 다시 경색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8일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고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했고, 새누리당은 단독 국회 운영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의 '대여 강경 모드' 전환은 꼬일대로 꼬인 대화록 정국에서 특검 카드로 출구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수세에 몰릴 때마다 대화록 카드를 꺼내들며 국면 전환에 성공해 왔다. 이런 상황에 속수무책 끌려다녀온 민주당이 탈출구 마련을 위해 강경 모드로 돌아서며 '특검'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은 이날 검찰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관련 수사를 편파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국회 의사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고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검찰이 '참고인' 신분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소환 조사한 반면, 대화록 불법 유출 사건의 '피의자'인 권영세 주중대사·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등 여권 인사는 서면 조사로 그친 점을 들며 '편파 수사'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검찰은 이날 김무성·정문헌·서상기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들을 내주 차례로 소환하겠다고 수습에 나선 상태다.

▲ 전병헌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8일 검찰의 편파 수사를 규탄하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김무성, 권영세 면죄부 수사 규탄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로 천막 투쟁 100일을 맞은 민주당은 이 사건을 계기로 대여 강경 투쟁의 고삐를 다시 죄는 모양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예정돼 있던 정홍원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거부했고, 의원들의 정기국회 보이콧 방침으로 예정됐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와 기타 전체회의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김무성·권영세 면죄부 수사 규탄대회'에서 "이제 우리 민주당은 단호한 의지와 결기로 더 이상의 검찰에 대한 기대를 접겠다. 정치 검찰의 왜곡과 편파 수사가 정도가 지나쳐도 너무 심한 것 아닌가"라며 "이제 이 모든 것을 특별검사를 통해 국민과 함께 확실하게 진상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한길 대표도 이날 오전 "지난 대선 관련 의혹 사건들 일체를 특검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특검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날 대검 항의 방문을 시작으로 9일엔 서울광장에서 국민 결의대회를 열고, 12일에는 시민단체, 종교계, 정의당 등이 참여하는 '국가기관 대선 개입 대응을 위한 범야권 연석회의'를 결성하는 등 장외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당 지도부는 현재까지 의사 일정을 언제 재개할지 결정하지 않았으나, 내주에 청와대 국정감사와 인사청문회 등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국회 보이콧을 이어갈 경우 여당의 단독 국회 운영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이 국회 의사 일정을 취소하고 검찰청을 항의 방문하겠다는 것은 특검으로 가기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면서 "단독으로라도 국회 일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민현주 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안철수 의원의 특검 제안에 대해 당의 공식 브리핑을 통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민주당이 불과 며칠 만에 입장을 바꿨다"면서 "민주당의 느닷없는 특검 주장은 부적절한 야권연대를 위한 신호탄이자 정쟁에 이용하려는 불순한 의도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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