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안철수-박원순, 차기 대선 경쟁자?"

[오늘의 조중동] <중앙>, '장하성 해프닝'…安 인물난 반영

'동지'에서 '정적'으로 돌아섰다.

안철수 의원 측이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서울시장 후보로 고려 중인 사실이 알려지자, 13일 보수언론은 일제히 '정치적 협력 관계가 경쟁 관계로 바뀌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됐다'라고 보도했다.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자리를 둘러싼 안철수-박원순의 관계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대리전'으로 해석되며, 야권 분열의 전초전으로 대두하는 모양새다.

<조선일보>는 이날 6면 기사 '안철수·박원순 정치적 동거 깨지나'에서 박 시장과 안 의원 측 모두에 '연대(連帶)론'보다는 '자강(自强)론'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름다운 양보'를 하던 2011년 10월 재보선 때와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는 말이다.

<조선>은 박 시장과 장 교수의 관계에 주목했다. '참여연대' 초창기 멤버로 두 사람이 막역한 사이라는 점을 잘 아는 안 의원이 장 교수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제안한 것은 "박 시장을 '협력자'라기보단 차기 대선의 '경쟁자'로 보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신문은 안 의원 측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 핵심 인사의 말을 빌려 박 시장이 재선되면 차기 대권 주자로 급부상할 것이라며 "안 의원이 대권에 도전하려면 박 시장과의 대결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서울시장을 넘어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안철수-박원순 간 경쟁을 예고한 셈이다.

그러나 정작 장 교수는 "정치할 생각이 없다"며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부인했다. "(안 의원 싱크탱크인 '네트워크 내일'의 소장으로) 정책 자문을 하는 거지 현실 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안 의원이 "과거에 서울시장 후보 제안을 한 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저기서 후보를 고려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일"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박 시장은 같은 날 YTN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안 의원과 신뢰관계가 잘 유지되고 있다"며 조만간 안 의원과 만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 측 서울시장 독자 후보 출마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 없이 설왕설래하는 것 같다"며 "제가 일일이 말씀드리는 건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중앙>, '장하성 해프닝'… 인물난에서 비롯

<중앙일보>는 같은 날 장 교수와의 문답 기사를 통해 안 의원 측 '장하성 카드'는 "혼선만 일으키고 결국 없던 일이 돼버리고 말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때 '밀월관계'이던 안 의원과 박원순 시장 사이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조선>과 마찬가지로 안철수-박원순 관계의 기류 변화를 점쳤다. "이젠 한쪽이 득을 보면 반드시 다른 한쪽은 실을 보는 '제로섬' 게임으로 바뀌고 있는 양상"이라는 것이다.

신문은 두 사람의 관계 변화가 안철수신당의 인물난을 반영한다고 내다봤다. 현재 안철수 신당 후보와 관련해 "'설(說)'은 무성해도 결과물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거의 전역에서 그런 일(인물난)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텃밭인 호남 지역 여론이 안 의원 측에 우세한 것으로 조사되며, 전현직 민주당 소속 인사들이 안 의원 측 인사로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정장선 전 의원은 경기지사로, 김부겸 전 의원은 대구시장으로 안 의원 측과 연계돼 영입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중앙>은 익명의 민주당 지도부 말이라며, 안 의원의 '새정치'를 비난했다. "여기저기에서 사람 하나 끌어오겠다고 툭툭 던지고, 당사자는 부인하고, 출처도 없는 온갖 설만 난무하는 게 새 정치냐"는 것.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안 의원 측이 민주당을 흔들기 위해 고의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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