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2일 자회사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 개국 2주년 맞이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1월 30일 집 전화와 휴대전화를 병행한 RDD(임의 번호 걸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지난달 28일 '안철수 신당' 창당이 본격화된 이후,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40.2%) - 안철수 신당(32.2%) - 민주당(13.6%) 순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을 합한 야권 지지율이 45.8%로, 새누리당 지지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집권 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그대로 표출된 것이다.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기존 정당 이반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이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물어본 결과, '기존 정당이 싫어서'라는 응답이 76.3%로 조사됐다. 나머지 21.9%는 안철수 의원이 좋아서라고 답했다. 신문은 이에 대해 "안철수식 정치에 대한 적극적 지지가 아니라 기존 정당에 대한 혐오에 기댄 소극적 지지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의견으로 모였다. <조선>이 '내년 6월 지방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하자 '대통령과 여당의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가 47.2%로, '대통령과 여당을 위해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44.5%)라는 응답보다 높았다. 오차 범위 내이지만, 야당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 것이다.
정부여당에 대한 불만은 곧장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조선>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62.5%로 지난 지난 8월 24일 미디어리서치 조사의 67.1%보다 4.6%포인트 하락했다"고 전했다. 정치·경제·사회·안보 등 전반적 국정 분야에 대한 평가 역시 불만족스럽다(44.6%)는 의견이 만족스럽다(21.0%)는 의견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보통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32.7%이다.
국회의 역할 수행 평가를 묻는 항목에서는 '잘못하고 있다'가 91.1%에 달했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6.5%에 불과했다. '국회가 역할을 잘못하고 있는 책임이 새누리당과 민주당 중 어느 정당에 더 크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민주당(46.4%)과 새누리당(42.3%)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책임을 지적한 의견이 다소 높지만, 새누리당도 못지 않은 책임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새누리당 책임이 더 크다'는 응답자 중 '입법부의 역할을 하지 않고 대통령 눈치만 보고 있어서'라는 의견은 34.7%로, 청와대 2중대 노릇을 하고 있는 집권 여당을 질책했다. 또 26.0%는 야당을 포용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책임이 크다'라고 응답한 대상자들은 대선 등 과거에만 얽매여 민생 현안을 외면하고 있다(45.7%)고 꼬집었으며, 여당에 협조하지 않고 정쟁만 하려 한다(33.6%)고 지적했다.
한편, <조선>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국회와 정치 불신이 위험수위를 넘었다'라고만 해석했다. 공약 불이행과 인사 사고, 정치 현안과 거리 두기 등을 일삼는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식이다. 객관적으로 시행했어도 원인과 결과를 착각한 여론조사는 신뢰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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