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의원 한마디에 국회 청소노동자 '통곡'

"국회 청소노동자 정규직 전환시 툭하면 파업할 것"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26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국회 청소 노동자들이) 무기계약직(이) 되면 노동 3권이 보장된다. 툭 하면 파업할 텐데 어떻게 관리하려고 하느냐"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용역 회사를 통해 국회 사무처가 간접 고용하던 청소 노동자들을 국회가 직접 고용해 정규직화하는 방안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었다.

이는 지난 2011년 당시 한나라당 박희태 국회의장과 권오을 사무총장이 청소 노동자들에게 약속했던 사안이자, 상시·지속적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그런데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관련 논의 도중 "이 사람들 무기계약직 되면 노동3권 보장된다. 툭 하면 파업할 터인데 어떻게 관리하려고 그러냐"고 말해 2년째 지속돼 오던 논의에 한순간 찬물을 끼얹었다.

김 의원의 발언을 국회 영상으로 보고 있었던 청소 노동자들은 격분했다. 김영숙 청소 노동자는 26일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한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이, 그것도 국회의원이 우리 같은 힘없는 노동자들의 처지를 이해해주기는커녕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냐"며 "100만 원 조금 넘는 월급에도 올려달란 말 한마디 못하며 묵묵히 일하고 있는데 가슴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전화상에서 한참 통곡하던 김 씨는 잠시간 추스른 후 "다른 청소 일하는 분들이 당장 김태흠 의원을 찾아가 항의하자는 것을 일단 기다려보자며 달래고 돌아섰다"며 "김 의원 발언에 놀란 가슴이 계속 뛴다. 엄청난 발언을 하고도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을지로 위원회는 즉각 성명을 내고 "(김 의원의 발언은) 비정규직의 경우 노동3권을 보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해석될 뿐만 아니라, 국회에서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이유가 노동3권을 회피하기 위함인 것처럼 보인다"며 특히 "김 의원이 대변인이자 원내부대표인만큼 이 발언은 새누리당 지도부의 의견으로 비칠 수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김태흠 의원 측은 통화에서 "정규직 전환을 아예 하지 말자는 취지의 발언은 아니었다"며 "국회 내 다른 용역 노동자들과의 형평성 문제, 무기계약직 전환 시 생길 정년 발생 문제, 조직 방대화 문제 등을 충분한 검토하자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국회 청소 노동자들은 오후 4시께 운영위원회 장소 앞에서 김 의원의 발언을 규탄하는 침묵 시위를 벌였으며,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민주당 은수미 의원에게 고성으로 항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청소 노동자 김 씨는 "사과는커녕 말꼬투리를 잡았다고 큰 소리만 치고 가는 김 의원 모습에 너무 큰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국회 운영위원회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이던 청소용역 노동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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