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는 15일 '안철수 신당'이 "내년 지방선거 때 모든 광역단체장에 후보를 낼 것"이라며, 전날 안철수 의원과 가진 10여 분간의 대화 내용을 보도했다. 특히 안 의원이 "'서울시장(후보)를 안 낸다' 이런 기준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관계에 미묘한 변화가 있음을 시사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달 24일 "당을 탈당해 다른 신분('안철수 신당' 후보)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간다는 것은 원칙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안철수 의원 측의 신당 합류 제안을 거부했다. 신문은 이에 대해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미련을 정리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결국, 마음 고생은 또 민주당 몫이 됐다. '안철수 신당'이 서울시장에 독자 후보를 낸다면, '1대 다자(多者)'구도가 돼 야권에 어려운 승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둘로 나뉘며 여당(당시 한나라당) 측에 서울시장 자리를 내줬다. 오세훈 후보와 한명숙 후보의 득표 차는 0.6%포인트였다. 당시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가 3.26%를 득표한 것이 최대 패인으로 꼽혔다. 2011년 보궐선거의 경우, 무상급식 이슈와 정권 심판론에도 불구하고 야권 단일후보였던 '박원순'과 여권 후보 '나경원' 간 차이는 7.19%포인트였다.
<동아>는 민주당 핵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야권의 분열은 곧 필패"라며 민주당의 지방선거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특별검사제 도입을 주장하며 범야권이 뭉친 '연석회의'가 출범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탐색전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신문은 이와 관련해 "안 의원과 정의당을 하나로 묶는 '신(新)야권연대'를 구축해 박 시장을 후보로 내세울 경우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손쉽게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왔다"고 전했다. 박원순 시장 또한 최근 "대선 출마는 생각해 본 적 없다"며 서울시장 선거에 주력할 뜻을 보였다.
안철수 의원의 '서울시장 독자 후보' 발언은 '안철수 신당'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민주당 지지율을 뛰어넘었다. 지난 6일 <동아>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 지지율은 22.6%로 민주당(13.2%)을 크게 앞섰다. 이에 안랩과 써니 전자 등 '안철수 테마주' 또한 동반 상승 중이다.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추진한다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에 독자적으로 후보를 낸다는 뜻이다. '안철수 브랜드'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미이다. 실제 '안철수 신당'의 뿌리 역할을 하는 지역 실행위원들이 각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지역 정치권과 접촉 중이다. <시사저널>은 이번호(1256호)에서 11월 초 전남지역 실행위원이 김덕룡 전 한나라당 의원과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을 만났다며 "(안철수 신당) 창당 준비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안철수 의원은 지금의 '특검' 연대가 국회 예산안 처리와 연계되는 데 반대하며, 민주당과의 연대가 한시적이라는 인상을 줬다. 안 의원 측 금태섭 변호사도 지난 13일 연석회의 출범에 참여해 "국가기관의 불법행위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그동안 '새 정치에 있어 연대는 답이 아니다'라고 했던 안철수 의원이 범야권과 연대에 나선만큼 야권에 다시 '안철수 바람'이 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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