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이콧'한 박근혜… <조선>, 민주당 탓이라고?

[오늘의 조중동] <경향> "정국 파행 초래한 당사자는 박근혜"

민주당이 '천막 당사'를 접고, 야권과 시민단체 및 종교계와 함께 국가기관 대선개입 진상규명을 위한 연대기구에 참여한다. 새누리당은 이에 대해 '정치적 야합'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조선일보>는 한 발 더 나가 국정 파행의 책임을 모두 민주당에 떠넘기며, 정부여당 옹호에 나섰다.

<조선>은 11일 자 사설 '민주, 천막 걷든 말든 국민이 관심없는 이유 아는가'에서 민주당이 장외투쟁의 상징물로 여겼던 '천막'을 거둔 것은 "민주당 스스로가 장외투쟁으로 얻은 것은 별로 없고 잃기만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며 "사람들 관심 속에 천막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고 비아냥거렸다. 민주당의 10.30 재보선의 참패가 "국민의 외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는 민주당이 지난 8월 1일 장외투쟁을 시작하며 목표로 세운 '국정원 개혁 및 대통령 사과 요구'가 전혀 성과가 없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사설은 국민이 "국정원 개혁의 시급성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면서도 국정을 버리거나 볼모로 잡는 방식은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볼모로 특별검사제 도입을 요구한다면 역시 국민의 눈길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이다. 민주당의 이 같은 태도 때문에 국정이 현재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는 식이다.

사설은 또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개인의 잘못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했다. 국정원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은 "거의 최대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이 기소가 실제 유죄로 판결 나면 댓글 사건의 승자는 민주당이 된다"고 유혹했다. 짐짓 검찰 수사 중인 사건의 결과를 지켜보자는 회유 같지만, "예산과 민생 법안을 봉쇄할 생각"으로 천막 당사를 거뒀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국정원과 군·국가 보훈처 등 국가기관이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명확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6박 8일간의 유럽 순방 동안 나라는 진흙탕이 됐다. 전국공무원노조를 대선개입 혐의로 압수 수색하고, 정당 해산 심판 절차를 '클릭' 한번으로 대신했다. 야당과 협의해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해야 하는 정부여당이 오히려 이념 공세를 퍼부으며 정기 국회의 가동을 '보이콧'한 셈이다.

<경향신문>은 같은 날 사설 '정국 파행의 지휘자 박 대통령, 무슨 생각 하나'에서 "사실 정국 파행과 국정표류의 원인 제공자는 다름 아닌 박 대통령 자신"이라며 "속임수에 교묘한 전략을 구사했지만, 박 대통령이 공세를 진두지휘하고, 정국 파행을 초래한 당사자라는 사실은 명백하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이 천막 당사를 걷으면서 국민이 지금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됐다면 머지않은 시기에 그 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지 않고 민주당이 지금처럼 눈앞의 지지층만 보고 가겠다고 한다면 그 결과가 무엇일지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라는 <조선> 사설의 마지막 충고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그대로 전해줘야 할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럽 순방에서 귀국하며 국민이 지금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됐다면 머지않은 시기에 그 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지 않고 박 대통령이 지금처럼 눈앞의 지지층만 보고 가겠다고 한다면 그 결과가 무엇일지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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