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1조원 이상 경감하겠다'는 지난해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공언과 달리 2011년 초·중·고교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10년과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은 17일 전국 1081개 초중고 학부모 4만6000명을 대상으로 한 2011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교과부는 2011년 우리나라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원으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며, 물가지수를 반영한 결과로는 3.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또 총 사교육비 규모도 20억 1000억 원으로 2010년 20조 9000억 원보다 7452억 원(3.6%) 줄었다는 발표다.
그러나 이를 '사교육비 축소'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단 지난해 학생 수가 24만 9000명으로 3.4%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사교육비 총 규모 축소의 대부분은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효과로 보인다.
또 학교급별로 봐도 초등학교와 특성화고가 각각 1.6%, 4.5% 줄어들었을 뿐 중학교는 오히려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고등학교는 2만 8000원으로 2010년과 같았다.
교과부는 지난해 내놓은 사교육비 경감 대책 중 '영어·수학교육 개선책'도 내놓았으나 여전히 영어, 수학 사교육비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통계에 따르면 영어, 수학 사교육비는 늘어난 반면 다른 과목의 사교육비는 줄어들어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영어가 1.3%(8만원→8만1000원), 수학은 2.9%(6만8000원→7만원) 늘어난 반면, 국어(9.5%, 2만1000원→1만9000원)와 사회ㆍ과학(각각 7.1%, 1만4000원→1만3000원)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32만8천원), 경기(26만9천원), 대구(24만4천원)가 전국 평균(24만원)보다 높고 전북(15만5천원), 전남(16만7천원), 충북(17만4천원) 등 13개 지역은 평균보다 낮았다.
이에 더해 교과부가 이날 발표한 결과는 방과후 학교 비용과 EBS 교재 값 등은 빼고 집계한 수치라 사실상 학부모들이 느끼는 비용 부담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교과부가 사교육 경감 대책으로 내놓은 방과후 학교의 경우 초등학생의 참여율만 늘고 중, 고생은 오히려 줄어들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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