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프레시안 |
[이영철과 돈호세] 그는 함께 공연하는 다른 무용수들보다 며칠 늦어 연습에 합류했다. 어렵다고 소문난 롤랑 프티의 '카르멘'에 시기도 늦다보니 빠듯하다. 게다가 동작도 생소하다. 일반 발레에서 사용하지 않는 근육들을 무리하게 사용한 결과 연습 이틀 후에는 안쪽 허벅지, 발목의 인대가 늘어났다. 온 몸에는 파스천지다. 몸은 고단하고 그가 표현해야할 돈 호세는 한없이 안쓰럽다. "저는 돈 호세를 생각하면 참 안타까워요. 불쌍하고. 직업상 강해보이지만 여자가 펼치는 심리전에 휘둘리고 이용당하죠. 결국에는 죽일 수밖에 없었던 돈 호세의 심리가 있어요." 이영철은 자신이 느끼는 그대로 관객들에게 전하길 원한다. "마지막 호세가 카르멘을 죽이는 장면이 정말 강해요. 저는 무섭다는 느낌까지 받았어요. 에너지가 대단하죠. 돈 호세의 삶과 마음 더불어 그 강렬함을 전해주고 싶어요."
돈 호세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연륜이 필요하다. 즉 감정과 연기의 깊이가 필요한 것. "특별히 시각적으로 어려워 보이는 테크닉은 없어요. 그러나 절제의 힘이 필요해요. 보통 클래식발레의 경우 동작과 기운을 터뜨려요. 쇼맨십도 중요하죠. 반면 이 작품은 계속 안으로 눌러야 해요. 절제된 남성미가 있어요."
| ▲ ⓒ프레시안 |
너무 친하다보니 연습 전에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다. "작품에서 스킨십이 많은데 서로를 보고 있으면 심각한 부분에서도 속으로는 웃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많이 해야 하죠. 그래도 금세 몰입이 돼요. 무엇보다 혜진씨의 이미지가 카르멘과 잘 어울리거든요." 그렇다보니 가끔은 돈 호세를 조종하는 카르멘 때문에 말할 수 없이 화가 난다. 이틀 전의 리허설을 두고 그는 '정말 열 받았다'고 표현했다.
| ▲ ⓒ프레시안 |
오만가지 감정의 종합선물세트 속에서 균형을 찾으며 조율해나가고 있는 이영철. 이러나저러나 그는 자신만의 돈 호세를 찾아 끊임없이 연구 중이다. "캐스팅이 더블로 나왔잖아요. 서로의 성격과 비주얼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 다른 자신만의 역할들이 나올 거라 믿어요. 저는 제가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드릴 겁니다. 관객들이 저와 함께 카르멘에게 빠져들 수 있도록, 또 돈 호세에게 몰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립발레단의 '롤랑프티의 밤'에서는 '카르멘' 외에도 '아를르의 여인', '젊은이와 죽음'을 만날 수 있다. '롤랑프티의 밤'은 7월 15일부터 1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