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2일 밤 '위성발사, 조미 합의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위성발사는 조미(북미) 합의와 전혀 관련이 없다"며 자신들의 계획은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평은 "우리는 이미 결실 있는 (북미) 회담이 진행되는 기간 핵시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영변 우라늄농축활동을 임시 중지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2.29 합의의 골자를 소개한 뒤 위성 발사와 장거리 미사일은 별개라고 강조했다.
이어 논평은 "우주공간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모든 나라의 합법적 권리에 기초해 발사계획을 공개하고 국제적 규정과 절차에 따라 국제기구들에 필요한 자료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은 위성 발사 계획을 발표한 지난 16일 이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자신들의 계획을 신고했다. 또한 국제해사기구(IMO),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에 이 위성이 12~16일 오전 7시에서 낮 12시 사이에 발사될 것이며 1단 로켓은 변산반도 서쪽 140㎞에, 2단 로켓은 필리핀 동쪽 190㎞에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했다.
"우주 공간의 평화적 이용은 모든 나라의 합법적 권리"라는 북한의 주장도 액면으로는 거짓이 아니다. 그러나 위성 기술은 장거리 미사일 기술과 사실상 같아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종류의 발사"를 금지한 2009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와 충돌한다. 또 북한이 2.29 합의에서 미사일 발사 실험의 일시 중단을 합의했기 때문에 실제 위성 발사가 이뤄지면 합의가 깨지거나 합의 이행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미국은 이 점을 공략하고 있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는 유엔 결의와 북미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사찰단 파견을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찰단의 초청 여부와 관계없이 위성 발사는 유엔 결의와 대미 약속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리용호 외무성 부상은 이날 베이징에서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만난 뒤 IAEA 사찰단 파견을 요청했음을 밝혔다. IAEA도 북한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눌런드 대변인은 이같은 사실을 모른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이 국제의무를 위반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위성 발사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눌런드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중‧러 양국이 미국의 입장을 따라야 한다는 압박의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또 북한의 위성 발사 계획 발표 이후 북한과의 추가 접촉은 없었다면서 "미국은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 모두가 북한의 계획은 극도로 나쁜 생각이며 유엔결의 위반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사실에 고무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의 위성 발사 재고를 촉구하는 신호를 보내면서도 안보리 결의 위반 여부에 관해서는 미국의 입장을 따를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한국과 일본, 미국은 중국이 북한에 더 강한 압박을 가하기를 원하지만 중국은 이들이 요구하는 정책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사설은 또 "한‧미‧일 3국의 의지에 따라 북한을 움직일 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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