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北위성'에 과민반응…필리핀쪽 날아가는데 '요격' 공언

방위상 "격추 명령 검토중"…외무상 "오키나와 상공 지날 수도"

북한이 다음 달 발사하겠다고 밝힌 광명성 3호 위성에 대한 일본의 과민 반응이 시작됐다. 과거 세 차례와 달리 위성 발사의 궤적이 일본과는 무관한데도 불구하고 '영공 침투시 요격'을 공언하고 나섰다.

1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나카 나오키(田中直紀) 일본 방위상은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시마지리 아이코(島尻安伊子) 자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으로 북한 인공위성이 일본을 통과할 경우 "자위대에게 격추하라는 명령을 내릴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대공 유도탄인 패트리어트(PAC3) 및 탄도미사일 요격 기능을 갖춘 이지스 구축함 배치 등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17일 일본 정부가 자위대법에 근거한 '파괴조치명령'을 발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9년 4년 북한이 광명성 2호를 발사했을 때도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 당시 방위상은 파괴조치명령을 하달하고 도쿄(東京) 시내에 PAC3 미사일을 배치한 바 있다.

지난 1998년 광명성 1호, 2006년 장거리 미사일, 2009년 광명성 2호 등 그간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이 모두 일본 상공을 넘어갔지만 일본이 실제 요격에 나선 적은 없었다. 이에 더해 북한은 이번에 발사하는 로켓이 서해를 거쳐 필리핀 인근 공해(公海)로 추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 영해를 침범할 가능성이 더 낮아진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요격 태세를 갖추는 것은 자국 내 정치권에 보여주는 '쇼'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2009년 4월 당시 도쿄 시내에 들어선 PAC3는 벚꽃놀이에 나선 일본 국민들에게 '기념촬영' 대상이 되는 등 웃음거리가 된 바 있다. 당시 일본 언론 및 외신들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가 떨어지는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안보장사'에 나섰지만 오히려 국민들의 불안감만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 2009년 당시 일본 도쿄 시내에 등장했던 지대공 유도탄 패트리어트(PAC3).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7일 광명성 3호 발사 준비를 위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해사기구(IMO), 국제전기통신연합에 필요한 자료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IMO에 로켓의 1차 추진체는 변산반도 서쪽 140킬로미터 해상, 2차 추진체는 필리핀 동쪽 190킬로미터 해상에 떨어진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두 해상 모두 어느 국가에 속하지 않은 공해로 일본의 영해와도 관련이 없다.

하지만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일본 외무상은 19일 예산위원회에서 "(북한 로켓이) 난세이(南西)제도를 비롯한 오키나와현 상공을 지나갈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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