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래통합당은 다가오는 4·15 총선에서 과거 보수텃밭이었던 부산을 다시 탈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최근에는 서병수 전 부산시장을 전략 공천해 3선의 민주당 김영춘 의원과 맞대결을 성사시키는 등 빅매치를 통해 선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공천 결과를 두고 그동안 지역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활동해왔던 일부 후보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당내 분란은 더욱 가중되는 모습이다. 전략 공천이 아닌 다른 경선지역 역시 후보자들 간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으며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연제구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김희정 전 의원과 이주환 전 부산시의원의 갈등으로 인해 내부 결집이 이뤄지지 않아 민주당 김해영 의원에게 지역구를 빼앗긴 곳이다. 이번에도 두 사람이 경쟁 후유증으로 보수가 분열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의 시선 속에서 <프레시안>과 만난 김희정 전 의원은 "오히려 낙선 후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당원들과 주민들을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은 기회였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다시 국회로 복귀해 내 손으로 실현하고 싶다"며 총선을 준비하는 마음을 전했다.
아래는 김희정 부산 연제구 후보와의 인터뷰 내용.
프레시안 : 20대 총선 낙선 후 4년의 시간이 흘렀다. 어떻게 지내셨는가?
김희정 : 총선 낙선 이후에도 전반 2년은 지금의 미래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당협위원장을 맡아서 당시 어려운 과정 중에 대선을 치렀다. 이후 당협위원장직에서 물러난 뒤 2년 동안 바쁘게 정해진 일정을 보낸 과거에는 못 뵀던 다양한 주민들과 만나면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당협위원장이 아닐 때는 일정만 쫓아다니거나 축사를 하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지난 4년 동안 백팩에 온갖 물건을 다 넣고 다니면서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지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저는 부산대학교 국제전문대학원에서 석좌교수를 4년 동안 했다. 강의를 계속 맡았던 과목은 정치학이었는데 대학원 수업이라는 특징상 토론이 되기 때문에 학생들과 다양하게 대화할 수 있었던 부분이 굉장히 좋았고 보통 과거에는 특강을 다니거나 하면 학생들한테 일방적으로 나 혼자 특강 한번 하고 끝나는 거지 서로 한 학기 내내 토론하는 게 안 됐었다. 석좌 교수를 하면서는 한 학기 동안 학생들과 깊이 있는 토론과 대화를 나눠서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또한 전직 장관, 국회의원 자격으로 언론사 고정 패널을 나갔었다. 대표적으로 시민분들이 많이 봤던 게 채널A 돌직구쇼, KBS 사사건건 등에 고정 출연해서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저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언론 패널을 통해서는 국가적으로 큰 그림에 대해 비평하고 대안을 내놓고 끊임없이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국정 현안에 손을 놓지 않고 따라갈 수 있었다.
국회의원일 때는 시간에 쫓기고 정해진 일정 속에 일방적인 형태의 만남이었다면 지금은 여유 있게 시간을 가지고 시민 한 분 한 분과 소통하고 깊이 있는 시간을 가져서 의미 있게 보냈다. 이렇게 4년간 깨닫고 배운 것을 가지고 다시 복귀해서 우리 사회를 위해 정말 필요한 점을 내 손으로 바로 잡는 기회를 얻고자 다시 도전하게 됐다.
프레시안 : 부산에서는 첫 지역구 여성 국회의원이었는데 재선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부산에서 여성 정치인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부족한 것 같다.
김희정 : 무조건 여성이니깐 배려해달라고 이야기하면 일반 국민들이 동감하기는 힘들 것 같다. 왜 여성 정치인이 필요한가에 대해 국민에게도 정치권에도 이야기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여성 이슈와 일반 이슈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시기가 있었다. 국회에 일하다 보니깐 그게 아니다. 남성과 여성이 한 문제를 바라보면서 성별에 따라서 이 정책이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소위 성별 영향 평가라고 하는데 이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면 보통 여자화장실에서 대기하는 줄이 길다. 사람들이 양성평등이라고 하면 여자화장실의 면적과 남자화장실의 면적을 똑같이 하면 그게 양성평등인 줄 안다. 사람들이 기계적평등을 착각하는데 똑같은 시간에 볼 일을 보고 나와야지 남자들도 안 기다린다. 여자화장실의 변기 개수가 남자화장실 변기 개수에 반도 안 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또 하나 똑같은 조건의 남자와 여자가 같은 집에 사는 가족일 때 화재보험을 넣었는데 같이 사고가 났다. 그러면 보상금은 여자가 더 많이 받는다. 이유는 화재보험에서 보상치료의 마지막은 수술인데 남자의 경우는 물리적인 치료비까지가 끝이지만 여자는 성형비용인 재생성형까지 들어가 있다. 재생성형은 여자만 할 것이라고 생각하니깐 약관이 이렇게 짜여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바로 잡는 게 소위 양성에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보지 못했던 각각의 측면의 예시를 들었는데 이런 것들을 바로 잡는 것이 양성평등이다. 이것은 감성하고는 별개로 실질적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각 당에 당원당규에 여성 공천이 30%라고 보장돼 있다면 그렇게 원칙과 법을 지키자고 말하는 사람이 먼저 지킬 필요가 있지 않냐라는 것이다. 각 당 대표를 여자가 하니깐 대변인이 어느새 여자가 되고 취재 기자가 여자로 바뀌더라. 보좌진도 여자로 바뀐다. 남자 것을 뺏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그만큼 영향력이나 상징성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무턱대고 우리가 여자니깐 남자보다 부족하니깐 30%를 채워 달라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역할을 해왔고 그 역할을 하는데 남자보다 훨씬 힘이 들기 때문이다.
실제 경험을 들면 남자 국회의원들은 당선되면 자기 지역구 일만 챙기는데 제가 국회의원이 됐을 당시에는 우리 지역구 일도 하면서 부산에서 일어나는 모든 여성 문제나 가족 문제가 생길 때마다 현장에 갈 수밖에 없었다. 당원당규가 그것을 하겠다고 보장하고 있지 않나. 그런 쓰임새가 있다면 당연히 연제구와 부산지역에서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나를 포함한 모든 여성 정치인에게 공평한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프레시안 : 정치 신인이었던 김해영 의원에게도 패한 것을 두고 경쟁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김희정 : 지역구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으니 제가 선택을 못 받은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4년간은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나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이를 메우기 위한 시간이었다. 결국은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해 제가 배낭 메고 시민과 함께하는 현장부터 다지는 것을 해왔다. 경쟁력을 그때 기준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바라봐주셨으면 좋겠다.
부산지역은 중앙정치 무대와 거리가 있는 곳이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24시간이 있는 상황이라면 여성가족부 장관과 국회의원직을 겸임하면서 상대적으로 지역민들이 국회의원만 할 때 김희정이 지역구에 얼굴을 내밀고 신경을 써줄 때보다는 아쉬움이 있었을 것 같다. 평일은 정부청사에서 장관으로 일을 하고 주말에만 국회의원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법적인 제약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한도에서 시간을 배분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에 대한 실망이 크셨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은 오롯이 제가 경험한 국정 능력이라든지 경험치를 완전히 지역 주민들에게 올인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쉬움을 거두고 다시 힘을 주시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지난 선거 패배 후 많은 분들이 경선 후유증이 있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 이번에도 경선 지역이 됐기 때문에 어느 후보가 이기든 지난 선거의 전철을 받지 않기 위해 진 쪽에서도 이긴 쪽과 함께 마음을 모아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보수진영이 미래통합당이라는 이름으로 현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함께 힘을 모으고 있는데 하물며 지역에서 갈라져서 되겠나. 지난번에 진 쪽에서 아쉬움이 있어서 저를 지지하지 않는 분들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한마음으로 같이 갔으면 좋겠다.
프레시안 :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부산지역에 반대의 역풍이 불고 있다 현 시정에 대한 평가는?
김희정 : 현 정부가 과거 대통령선거에서만 이긴 게 아니라 부산 같은 경우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역대 최강으로 선전했고 지방 정권은 100%라 해도 될 정도로 구청장과 시의원을 싹쓸이했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부산에 있어서만은 대부분을 확실하게 다 밀어줬기 때문에 민주당에 대한 책임이나 비판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부산시정 같은 경우도 본인들이 국회의원 5명만 뽑아주면 신공항 책임진다고 했는데 김해도 내놓고 가덕도 안되는 상황을 만들고 다시 원점으로 갈등을 야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오거돈 시장은 중앙버스전용차로제도 반대한다 해놓고 오히려 우리 연제구까지 다 설치해 본인의 치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저는 찬성하냐 반대하냐를 떠나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신공항도 중앙차로도 말 뒤집기를 하는 부분이 아쉽다. 특히 지자체의 경우도 일선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들은 태어나서 구청 한 번 안 밟아보고 구청장 된 사람이 있다는 말이 많을 정도로 평소에 지역민들과 같이 못 했던 분들이 있다 보니 실제 필요한 일들을 놓치는 부분이 발생하는 것 같다.
당장 연제구 같은 경우는 재정 자립도가 상당히 낮은데도 불구하고 구청에 김제동을 연사로 불러 1500만원이라는 거금을 줬다. 연제구청 생기고 이런 일은 없었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구민들이 알고나 있겠는가. 또 우리가 이번에 APEC회의를 부산에서 열었다. 가장 큰 것이 먹고 살려고 APEC을 하는 것인데 그때 비리 연루 공직자인 유재수가 연고도 없는 부산에 부시장으로 와 있는 바람에 부산과 관련된 것에는 손톱 하나 못 밀어 넣었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이렇게 확실하게 밀어줬는데 결국은 유재수니 김제동이니 자기편 배 불리는 쪽으로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국도 제 장관 경험에 비추어서 말하자면 저의 애가 연제구에서 어린이집도 다녔고 국회의원 당선됐어도 몇 개월 있다가 직장 어린이집도 가고 했다. 그때 인사청문회팀이 와서 줄 서서 들어가는 어린이집도 순서에 맞게 들어가는지 조사하더라. 인터넷으로 신청을 바르게 했는지 어린이집에서 자료를 받아 제출했더니 조작됐는지 어떻게 아냐며 실제 앞뒤 엄마들한테 전화를 다 했다. 그래서 엄마들이 되게 열 받아 한 기억이 있다. 태어나서 누구 인사청문회팀이다 전화가 오고 하니 얼마나 놀랐겠는가. 제 얘기는 줄 서서 들어가는 어린이집에도 장관 후보자가 애를 제대로 보냈는지를 검증하는 게 인사청문회다. 제가 받아보지 않았는가. 그런데 조국 자녀들이 간 곳은 줄 서서 가는 데가 아니지 않는가. 한영외고, 고대, 부산대의전원이고 다 전부 피 터지게 공부해서 갈 수 있는 곳인데 그것은 자녀 일이고 조국 인사청문회지 가족 인사청문회냐는 식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서 기가 막혔다.
그리고 유재수 문제나 울산시장 첩보를 보고 받았을 때 나는 몰랐다고 얘기했는데 제가 청와대 근무한 경험을 떠올리면 말도 되지 않는다. 매일 시건 장치가 잘 되어있는지 검사하고 매일 복무점검하고 조금이라도 밥 먹고 늦게 들어오거나 한다면 당장 민정수석실에서 조사해 해당 비서관실에 연락이 온다. 밑에 행정관 관리 잘하라고 만든 자리가 민정수석이고 조국이 책임자인데 몰랐다고 잡아떼는 걸 보면서 제가 장관도 해보고 청와대 근무도 해봤는데 얼마만큼 거짓말 시키는지가 눈에 보였다.
덧붙여서 민주당에서는 이런 일들을 주도적으로 한 사람들이 586 운동권 세대에서 사회생활 안 하고 시위만 했던 사람들이 정치권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같은 진보세력 안에서도 비판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사람들은 비판으로 끝낼 게 아니라 그들을 대신해 정치를 할 수 있는 새로운 그룹이 필요하다.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우리 보수진영에도 과거세력이 중심에 서고 젊은 사람들을 구색 맞추기에서 끝내는 게 아니라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 태어난 세대)를 비롯해 민주화와 경제화를 살아온 경험 즉 다양한 사회 경험도 해봤고 월급도 자기 손으로 벌어본 이런 사람들을 구색 맞추기로 쓰지 말고 주축이 될 수 있도록 밀어줬으면 좋겠다.
프레시안 : 부산지역 경기 침체 해결에 대한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대책이 있다면?
김희정 : 저는 사실 서울로 대학을 가기 전에 부산이 대한민국의 전체 경제를 살리는 도시다라고 배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 부산을 보니 심지어 인천에도 밀리고 있었다. 부산이 살길은 육해공 인프라를 통해서 대한민국 안에서 경쟁하는 도시가 아니라 전 세계를 아우르는 아시아 태평양 거점도시가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외교와 언어 등 관련시설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동안 공항시설과 부두시설을 잘해놓는 것에만 신경을 써왔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시스템은 더 발전된 형태이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사실 입국, 관세, 통관 등을 미리 전산화해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원스톱 서비스가 필요하다. 공항에 들어올 때 줄 서서 시간 뺏기는 것이 아니라 착륙해서 게이트에 들어오기 전에 미리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검사를 간소화하고 문제 되는 사람들만 구분한다면 바로 입국이 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어떤 기관을 더 옮겨오는 것은 중요한 게 아니다. 이런 시스템이 갖춰지면 부산을 통해서 모든 물류도 편하게 오가고 사람도 다양하게 만날 수 있어 거래가 이뤄진다. 이런 것들이 장기적으로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인천 공항이 허브 공항으로 성공했듯이 우리 부산도 충분히 동북아 물류의 중심 허브 도시가 될 수 있다.
다시 연제구만 놓고 본다면 서울이 왜 강남으로 통하겠는가. 애들 때문에 빚내서라도 강남 들어가고 목동 들어가는 것처럼 부산도 옛날은 동래구였지만 이제는 해운대로 이사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연제구를 교육 중심으로 만들려 한다. 교육만이 전부는 아니지만 부산에는 학생들에게 교육과 문화를 다 줄 수 있는 기구가 없다. 소위 자동공진(자율, 동아리, 공부, 진로)이라고 하는 4가지 항목은 교육하는데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연령대별로 맞는 문화시설이 필요한 것이다. 청소년은 청소년문화시설, 노인은 노인문화시설이라는 하드웨어적인 것을 만드는 것과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만들어야 한다. 이런 특색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사람들을 연제로 불러들여야 한다.
프레시안 : 과거 본인이 추진했던 사업이나 공약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또 새롭게 추진하려는 공약은 있는가?
김희정 : 혹시 118번호를 아는가.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만든 것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바로 찾아주고 스팸 조치와 경찰에 수사를 연결해주는 기술적인 역할을 하는 번호다. 이것을 제가 인터넷진흥원장으로 있을 때 만들었다. 정부부처에서 아무도 생각 못 하던 것이었지만 전 세계에 911이나 119가 있듯이 앞으로 전 세계에는 118이 있게 될 것이다. 오프라인 세상에 무슨 일이 생기면 119를 부르는 것처럼 앞으로 온라인 세상에 사이버테러와 디도스해킹, 개인정보 유출, 공인인증서 사고가 생기면 누가 원스톱으로 해결해줄 것이냐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118을 만들게 됐다. 온라인 문제를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원스톱 시스템을 만든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 공약을 생각하자면 국회의원은 매년 구청이나 시청과 당정 협의를 하면서 업무보고를 받는다. 제가 현역일 당시 자주 들었던 얘기가 있다. 저처럼 중장기 계획서를 들고 공부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매년 예산이 필요할 때 무엇을 위해 달라고 오는 건 자기들이 필요하니깐 가져오는데 정작 큰 그림은 그리지 않는다. 중장기 지방 계획이라는 것이 있어 5~10년을 단위로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하는데 당장 1~2년 안에 할 수 있는 것만 찾고 있다. 국회의원이라면 장기적으로 1년 차, 2년 차에 할 것을 순서대로 만들어서 준비해야 예산도 더 많이 가져올 수 있다.
지금도 여러 가지 공약이 준비됐는데 우리 주민들이 돈이 없어서 못 하고 있는 게 있다. 바로 연산2~3 재개발지구 연결도로 개설과 황령산 순환도로 개설공사(2단계)이다. 150억 원가량의 큰 국비가 들어가야 하는 사업으로 이 도로들이 만들어진다면 물만골과 신리삼거리를 통한 연제구 교통의 숨통이 완벽하게 뚫리게 된다. 이것을 제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원래 연산 토곡에서 해운대로 넘어가는 길이 막혀 있지 않았는가. 그것을 제가 국회의원을 할 때 뚫었다. 이번에도 도로 개설을 통해 부산의 중심인 연제구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가장 큰 공약이다.
프레시안 : 끝으로 구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희정 : 저는 연제구가 국회의원으로 뽑아줘서 키운 일꾼이다. 그동안 쌓은 국정경험을 살릴 수 있도록 꼭 한 번 더 도와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 우리가 맡았을 때 잘못했던 것은 인정한다. 얼마나 실망이 컸겠는가. 기대가 큰 자식한테 더 회초리를 세게드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한 번 만에 마음이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시 믿음을 주시면 보답하겠다. 지금 나라를 생각하면 가슴이 메인다. 문 닫은 점포를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 정치에 입문하던 그때 그 마음으로 돌아가 안전한 나라, 경제가 살아 움직이는 나라, 반칙과 편법이 없고 자유와 정의가 살아있는 올바른 나라를 만들고 걱정 없는 연제, 잘사는 연제, 행복한 연제를 만드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싶다.
취재 : 김진흥, 박호경, 홍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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