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한국당, '봉준호 생가터 복원' 공약 실화냐?

대구 지역 한국당 정치인들, 봉준호 동상 건립·생가터 복원 등 공약

자유한국당이 갑작스럽게 '봉준호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고향인 대구 지역 한국당 예비후보들이 봉준호 생가터 복원, 동상 건립 등 도가 지나친 공약을 내놓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봉 감독은 대구 남구 봉덕동에서 태어나 남구 대명동의 남도초등학교를 3학년까지 다니다 서울로 이사했다. 대구 달서구병이 지역구인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11일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 발언에서 "대구신청사 옆 두류 공원에 '봉준호 영화박물관'을 건립해 대구신청사와 함께 세계적인 영화테마 관광메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에 앞서 "봉준호 감독은 대구 출신으로 대구의 자랑”이라며 “봉준호 감독은 1969년 대구에서 태어나 저의 이웃동네에서 학교를 다녔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어 봉준호 영화박물관 건립을 제안하며 "대구가 봉준호 감독의 고향인 만큼 아카데미 수상을 계기로 영화박물관을 설립, 영화를 문화예술 도시 대구의 아이콘으로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강 의원은 "CJ그룹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오늘과 같은 쾌거가 있었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며 "여러 경영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경쟁이 치열한 할리우드에서 한국영화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CJ그룹이 한국영화에 끼친 긍정적인 역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역시 대구 지역에 출마한 배영식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도 이날 "오스카 4관왕을 휩쓴 봉 감독의 위대한 공덕을 영구 기념하고 계승시켜야 한다"며 '봉준호 영화의 거리' 조성, '봉준호 카페 거리' 만들기, '봉준호 생가터' 복원, '봉준호 동상' 건립, '<기생충> 조형물' 설치 등 봉준호 종합선물세트를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아카데미 작품상 시상에서 수상소감을 밝히기도 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 봉준호 감독은 지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사람들이다.

이미경 부회장은 자유한국당 정권인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에 올라 2014년 원치 않던 미국행에 오른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데 따르면 지난 2013년 박 전 대통령은 "CJ그룹이 걱정된다"며 "이미경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고, 당시 청와대 조원동 경제수석을 통해 이 부회장에 대해 노골적으로 퇴진 압박을 가한 바 있다.


봉 감독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이창동, 박찬욱 감독 등과 함께 '좌파 문화예술인' 명단에 올랐다. 봉 감독은 리스트 안에서도 '강성 좌파' 성향으로 분류됐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작년 5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창작자들한테는 지울 수 없는 상처죠. 두 번 다시 그런 일은 없어야겠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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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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