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과도한 공포를 가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우 교수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문명을 성찰해야 할 때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종코로나와 관련해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여행과 교역을 금지하는 건 옳지 못하다는 입장을 다시금 밝힌 가운데, 우 교수는 3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나는 WHO 입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국내 일부 보수 언론은 'WHO 사무총장이 중국 편을 든다'는 논조의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중국인 입국 제한 등의 더 강경한 조치를 취해야 할 때 WHO가 중국 눈치를 보느라 제 할 일을 망각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에서 나온 시각이다.
우 교수는 그러나 이 같은 중국 혐오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침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는) 현 시점에서 독감보다 가벼운 것이 분명"하다며 "한 나라가 강력한 조치를 하면 다른 나라 정부도 따라하지 않기가 어렵다. 정치적 책임이나 비판에 자유로운 정부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그러면서 중국인 입국 제한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한 미국을 예로 꼽고, 미국의 조치가 과도하다고 밝혔다.
우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책은 국회 진행 중인 탄핵 건, 곧 시작하는 아이오와 코커스 등 미국 내 정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자국 내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중국을 상대로 강경한 모습을 보이려 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에 발맞춰 필요 이상으로 신종 코로나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우 교수는 아울러 "우리도 총선이 가깝다"고 덧붙였다.
우 교수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더 중요한 메시지를 되새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우 교수는 "질병은 은유이자 문화적인 면이 많은데 특히 전염병에 있어서 단지 과학적인 것으로만 진행된다고 믿는 분들이 많다"면서 그러나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질병은 총체적인 우리 생활과 의식의 반영"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nCoV(신종 코로나) 사태에서 필요한 것은 인류세가 빚어낸 각종 새로운 질병 대응에 있어서 날아오는 돌멩이를 쫓는 것과 더불어 어디서 누가 돌을 던지는가도 생각할 필요성"이라며 "앞으로 등장할 미지의 새 질병이 인류에 미치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우리 문명에 대한 성찰과 개선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장식 축산이 전염병 확산에 기여함을 알고 있다면, 이번 사태를 얼마든지 확장시킬 수 있는 우리의 공장식 축산 문화인 대규모 아파트 단지 생활 양태도 논의 있어야 하건만 입국 차단이나 거론할 뿐, 누구도 우리 문화와 문명에 대하여 성찰하지 않는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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