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다큐, <기생충>과 아카데미상 후보 되다

<부재의 기억>, 한국 다큐 역사 새로 써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In the Absence)>이 영화 <기생충>과 함께 한국 최초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다.

<부재의 기억>은 현지시간으로 13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 발표에서 단편 다큐멘터리 부분 후보에 올라 한국 다큐멘터리의 역사를 새로 썼다.

<부재의 기억>은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 영상과 탑승자들의 통화 기록을 중심으로 2014년 4월 16일, 그날에 집중한다. 304명의 목숨이 수장되던 그날, 그 바다에 "우리가 믿었던 국가는 없었다"는 사실을 묵직하게 전한다. 상영시간은 29분이다.

<부재의 기억>은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의 요청으로, 2년여에 걸쳐 제작됐다.

이승준 감독은 지난해 12월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홈페이지에 <부재의 기억>이 단편 다큐멘터리 예비 후보에 포함되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과정에서 영화를 함께 만든 세월호 유가족분들이 많이 응원해주셨다"며 "그 성원에 보답하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감병석 프로듀서는 지난해 4월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부재의 기억> 해외 상영 뒤 "이건 악의 얼굴"이라는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건(세월호 참사) 이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잘못과 부패와 모순들이 이렇게 한순간에 그려진 것"이고 "그래서 아직 더 그려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 스틸컷.

영화 <기생충>은 작품상·감독상·각본상·편집상·미술상·국제장편영화상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역시 한국 영화사상 처음이다.

<기생충>은 작품상을 놓고,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결혼 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경쟁한다.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는다면 비영어 영화로는 처음이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쥔 영화는 델버트 맨 감독의 영화 <마티> 이후 없다.

봉준호 감독은 감독상 부문에서 마틴 스코시즈(아이리시맨), 토드 필립스(조커), 샘 멘데스(1917),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거장들과 겨룬다. 역대 감독상 아시아인 수상자는 대만의 이안 감독이 유일하다.

수상 장벽이 높은 각본상에서 <기생충>은 <나이브스 아웃> <결혼 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경쟁한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현지시간으로 다음 달 9일 LA돌비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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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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