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논문 교수 "대학 진학 도움주려 제1저자 등재"

"조국 딸 졸업 전에 논문 내려고 국내 저널에 실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고교시절 의학 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과 관련해 해당 논문의 책임저자인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가 "(조 후보자 딸이) 외국 대학에 간다고 해서 그렇게(제1저자 등재) 해줬다"고 사실상 '진학 스펙용'임을 시인하는 발언을 했다.

21일 기독교방송(CBS)이 공개한 이 방송사와 장 교수 간 인터뷰 녹취파일에 따르면, 장 교수는 "고등학생이 무슨 (기여를) '충분히' 했다고는 얘기는 못 한다. 적절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면서 "걔가 외국 대학 가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1저자로 한 것이다. 만약에 그게 문제가 있다면 제가 책임을 져야지 어쩌겠느냐"고 말했다.

장 교수는 "나는 지금도 조 후보자 딸에 대해서 굉장히 인상이 좋다"며 "외국 대학 간다고 해서 그렇게 해 줬는데 나중에 보니까 고대(에 갔다고 해서), 그래서 내가 상당히 실망했다. '아니, 거기 갈 거면 뭐하러 여기 와서 이 난리를 쳤나'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또 엉뚱하게 무슨 의학전문대학원에 (논문 경력을) 썼더라"며 "합격하고 싶어서 썼겠다고 이해는 되지만 실망"이라고 하기도 했다.

장 교수는 "제 입장은, 적절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끄러운 짓을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라며 전날 단국대가 '연구논문 확인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음을 사과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저는 공식 연락을 받은 바 없으나, 학교에서 조사한다면 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책임져야 될 일이 있다면 응분하게 책임을 질 생각"이라면서도 "제가 무슨 연구 데이터를 조작했다든지, 표절을 했다든지 그런 게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장 교수는 "(조 후보자 딸이) 기여도를 100% 했다고 얘기할 수 없지만 저자들 중에서 가장 많은 기여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조 후보자 딸이) 많이 놀랍게 열심히 했다. 고등학교 때 서울에서 여기까지 내려와서 매일 실험실 밖에서 '이거 하라' 그러면 대부분 애들이 2~3일 하다가 '확인서만 하나 써 주세요' 하고 마는데 (조 후보자 딸은) 10일에서 12일간 짧은 시간에 대단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논문 관련 논란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다"며 "작업 자체가 아주 난이도가 높고, 공대에서 하듯이 기계도 많이 필요하고 정밀·정확하게 재야 되는 작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조 후보자 딸의 구체적 기여 내용에 대해 "영어 문제를 간과하는데, '번역'이 아니라 영어로 (논문을) 쓰는 거다. 대부분의 외국 저널은 영어가 신통치 않으면 (논문을) 읽어보지도 않고 그냥 리젝트(게재 거부)한다. 그래서 그건 굉장히 기여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조 후보자 딸이 '1저자'로 등재되면서 다른 논문 기여자들은 손해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다 이름 넣어줘서 이득을 줬다. 손해는 제가 제일 많이 봤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이 본 '손해'와 관련해 "얘(조 후보자 딸)가 와서 일을 하고 이렇게 했는데 대학 가는 데 써야 되지 않느냐. 그런데 (고교를) 졸업한 다음에 논문이 나오면 소용이 없지 않느냐. 그래서 할 수 없이 빨리 싣는 쪽을 택해서 국내 저널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본디 외국 저널에 실으려 한 논문을 조 후보자 딸의 대학 입학 시점에 맞추기 위해 국내 저널에 싣게 됐다는 얘기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은 그런 것들이 문제가 많이 되지만, 10년 전 기사를 찾아 보면 '(한국 학생이) 외국의 무슨 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면 대문짝 만하게 나고 영웅이 됐다. 당시는 그렇게 띄우던 시절이고 그게 로망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외국에서는 교수하고 고등학생이 이런 일 해서 제출하면 굉장히 높게 평가해 주는데 우리는 이게 뭐냐"며 "왜 고등학생은 이런 걸 하면 안 되느냐? 더 권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도 했다.

장 교수는 조 후보자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 "저는 모른다"며 "저희 집사람하고 조 후보자 딸 어머니(조 후보자 아내)하고 같은 학부형이니까, 고3들 고등학교 가는 데 학부형 모임 자주 하지 않느냐. 서로 몇 번 부딪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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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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