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가 올림픽을 '후쿠시마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

탈핵시민행동, 日 대사관 앞서 '아베 비판' 기자회견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핵발전소 재가동을 추진하고 도쿄 올림픽을 강행하는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시민·사회단체의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13일 30개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으로 구성된 탈핵시민행동은 서울 옛 일본대사관 앞(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전 피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을 강행 준비하는 아베 정권을 비판하고, 항의 서한을 대사관 측에 전했다.

이들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는 이미 100만 톤을 넘겼고, 매주 2000~4000톤 정도가 새로 발생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아베 총리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후쿠시마 복구와 부흥의 홍보장으로만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최근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는 "일본 정부가 정화하지 못한 방사성 오염수 100톤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할 예정"이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어난 바 있다. 숀 전문가는 일본 정부가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일본 정부가 '먹어서 응원하자'는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소비 촉진 캠페인을 벌이고, 도쿄 올림픽 선수촌에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공급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인 바 있다.

일본 정부가 도쿄 올림픽을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지적은 줄곧 제기됐다. 아베 정부가 최근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부터 다시 일어섰다는 점과 아시아 군사 강대국으로 재도약한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려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이유다.

이상희 녹색당 탈핵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심지어 (아베 정부가) 도쿄 올림픽 폐막식을 나가사키에 원폭이 떨어진 8월 9일로 정해 일본이 핵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점을 선포하려고까지 한다"며 "방사능 위험은 정치적으로 타협할 수 없고, 경제적 이유로도 협상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탈핵시민행동은 "핵발전소 인근 지역 주민은 물론이고 일본 국민 대다수가 탈핵 정책을 찬성함에도 아베 정부는 핵발전소 재가동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후쿠시마의 교훈을 무시하고 핵산업계 이해관계만을 쫓는 아베 정권 정책은 일본 국민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현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아베 정부가 한국, 더 크게는 인류 전체에 민폐를 끼치고 있다"며 "아베 총리는 자신이 하려는 일이 어떤 의미인가를 깨달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준호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도 일본은 정보를 숨기고, 오염된 농수산물을 다른 나라에 팔려고만 한다"며 "전 세계 시민이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탈핵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방사능 불안 도쿄올림픽·핵발전소 재가동 강행 아베 정권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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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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