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의료원 해고자 '고공농성' 장기화되나

[언론 네트워크] 사측 "복직 불가"…대책위 "노조탄압 반성하고 대화 나서야"

영남대학교의료원장이 해고자들의 고공농성에 대한 첫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8일 영남대의료원노조(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태년(58.소화기내과 교수) 영남대의료원장 겸 영남대학교 의무 부총장은 앞서 4일 사내 홈페이지에 고공농성에 대한 첫 공식 입장문을 냈다. 김 원장은 '교직원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과거 불법파업으로 대법원에서 해고 확정 판결된 노동조합의 전 지도위원과 전 사무총장이 의료원 본관 옥상을 불법 점거해 농성을 시작했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두 분은 하루 빨리 위험한 불법 농성을 중단하고 옥상에서 내려오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 판결에 의해 최종 확정된 해고에 대해 복직을 허용할 방안을 찾을 수 없다"면서 "불법행위가 계속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했다.

2007년 '불법파업'으로 인한 '정당한 해고'였고 이미 2010년 대법원에서 '적법한 해고'라는 판결이 났기 때문에 '복직 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측은 지난 주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이 제안한 사적조정제도와 관련해 해당 제도 대신 제3자를 통한 노사협의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 중"이라고 했다.

영남대의료원 한 관계자는 "병원장 입장문이 현재 우리 공식 입장"이라며 "복직에 대해 여러 방안을 찾았지만 대법원 판결이 난 사안이라 찾지 못했다"고 8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밝혔다. 또 "노동청이 제안한 객관적 제3자를 섭외한 협의는 확정된 건 없고 관련 부서가 검토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 영남대의료원 응급의료센터 70m 옥상에서 일주일째 고공농성 중인 해고자 2명...영남대의료원 노조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농성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2019.7.8) ⓒ평화뉴스(김영화)

이와 관련해 노사는 8일 오후 3시 첫 임금교섭에서 고공농성 사태에 대한 첫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노사 양측 인사들이 참여한다. 또 지난 1일부터 8일째 영남대의료원 응급의료센터 14층 70m 옥상에서 농성 중인 해고자 박문진(59) 전 노조 지도위원과 송영숙(43) 전 노조 부지부장에 대한 첫 건강검진도 이날 오후 진행된다. 폭염 속에서 이어진 고공농성으로 인해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의료진들이 점검한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의당 여영국 국회의원은 교육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도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영남대의료원 노동조합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8일 오전 영남대의료원 호흡기전문질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 해결 의지 없고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영남대의료원을 규탄한다"며 "노조탄압 백화점이었던 영남대의료원은 과거 잘못을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해 해고자들을 즉각 원직 복직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진경(49) 영남대의료원지부장은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전문가를 고용해 노조간부 28명을 징계하고 복직된 간부를 재징계하고 가압류와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CCTV 감시에 800명 노동조합원 강제 탈퇴까지 시킨 영남대의료원은 아직 반성이 없다"면서 "교직원 입장문을 통해 또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를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노조 정상화, 병원 정상화를 위해 해고자 복직에 적극 나서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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