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3일 오전 의원총회에 참석해 "어제 본회의장을 보면서 지금이 과연 2019년 대한민국이 맞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큰 충격을 받았다"며 "야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는데 단상에 뛰어가서 아우성을 쳤다. 발언을 방해하고, 구호를 외치고, 의장석에 올라가고…. 마치 국회가 과거 독재 시절로 회귀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 대표는 "권력기관, 사법부, 언론을 전부 장악한 이 정권이 이제 의회까지 장악하겠다는 것 아닌가, 결국 폭력적 독재로 짓누르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좌파 독재정권의 의회장악 폭거다. 도저히 묵과할수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여당에서 '국가원수 모독'이란 말이 나온 데 대해 "이게 공포정치고 좌파독재 아니냐"며 "대통령을 비판했다고 제1야당 원내대표 입을 틀어막는 것이 과거 우리가 그렇게 극복하려 했던 공포정치와 무엇이 다르냐"고도 했다.
황 대표는 특히 "대통령과 이 정권은 야당 겁박을 중단하고 의회 폭거를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이 사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의회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수밖에 없다"며 "저와 함께 이 정부의 독재적 폭정에 결연히 투쟁해 나가야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황 대표의 발언에 박수를 보냈다.
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정부 여당은 정말 남의 말, 국민 말에 귀를 닫는 마이동풍 정권"이라며 "이제 저를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하는데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이다. 견강부회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 목소리를 얘기하는 야당 원내대표를 제소하는 것은 국민을 제소하는 것"이라며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어제 소란으로 우리 당의 제안이 모두 묻혔는데, 경제 난국 해결을 위한 초당적 기구 구성과 대북정책 7자 회담 제안에 대해 정부와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저희의 굴절 없는 의견을 전달하기 위한 대북 특사 파견에 대해서도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며 "해야 할 답을 하지 않는 벽창호 정권에 다시 얘기한다. 어제 제안에 대한 답을 해 달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장에서 발언대에 서자 한국당 의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파이팅!"이라는 응원도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한편 자신의 전날 연설에 대해 "많은 국민들께서 '그래도 시원하다'고 말씀해 주신 것은 우리가 국민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자평했다. 이날 아침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도 그는 "어제 여당이 저희 교섭단체 연설이 역대 최악이라는 말을 했는데 국민들은 '역대 최고로 속이 시원했다'고 말씀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당 주요 당직자와 중진 의원들도 나 원내대표에 대한 엄호에 나섰다. 4선 중진인 한선교 사무총장은 중진회의에서 "당 국민소통센터에 나 원내대표에 대한 격려 전화가 오고 '나경원 파이팅'을 외친다"며 "제1야당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방해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유신시대 이후 의원의 정치적 발언에 대한 윤리위 제소는 없었다"며 "정치적 발언에 대해 윤리위에 제소하는 행태가 전체주의가 아니고 뭐냐. 국민과 함께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중진 의원 가운데에서도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2017년 5월 대선을 앞두고 당시 문재인 후보께서 어느 방송에 출연해 '권력자를 비판함으로써 국민들이 불만을 해소할 수 있고 위안이 된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말씀했다. 민주당은 이 말을 떠올려 보고 자성하시라"고 비교적 점잖게 비판했지만, "여당이 '좌파 전체주의'의 전위대로 나서고 국회의원이 좌파 독재의 홍위병으로 나서는 상황"(정용기), "청와대 심부름센터 역할을 한 국회 망신"(한선교) 등 노골적 비난이 더 많았다.
심재철 의원은 "목불인견", "집단 마비 증세"라며 "정상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인지 의심스럽다"고 했고, 정우택 의원은 "여당의 오기와 독선의 광기어린 모습"이라며 "과잉충성을 보이려다 추태만 보였다"고 했다. 신상진 의원은 "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라고 했고, 홍문종 의원은 "북한 지도자를 만나더니 북한 닮아가는 것 같다"며 "어제 의사당에서 있었던 일은 북한에서 '존엄'을 모시는 것 같은 모습"이라고 했다.
다만 홍 의원은 "혹시 이런 일들로 인해 여당이 막무가내로 나가는 패스트트랙에 대해 우리가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에 대해 면밀히 따져보고 준비해야 한다"며 "이제 야당과는 대화를 안 할 것이라고 하는데, 나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지나친 전투적 싸움 때문에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놓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원내지도부에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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