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정권을 놓친 뒤 거의 자포자기 하는 발언이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다. 좀 측은해보이기도 했다"며 "여당 할 때의 모습하고는 전혀 다른, 악을 쓰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 참담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 내용을 보면 좌파란 표현을 10번 이상 사용하고, 종북이라는 표현까지 쓰고, 대통령과 국민을 모독하는 발언을 했다"며 "전당대회 때의 모습을 국회에서, 원내대표가 발언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로 앞길이 없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우리당과 정부는 그런 것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기 보다는 중심을 잡고 굳건하게 의연하게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전날 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뒤 의원총회에서 "대한민국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라며 "즉각 법률 검토를 해서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잘 세워야 할 것"이라고 정면 대응 방침을 밝혔던 것에 비해선 '톤 다운' 된 발언이다.
그는 "전반적으로 내용에 있어 거의 정부와 여당에 대해 저질에 가까운 표현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주 안타깝기 그지없었다"면서도 거듭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중심을 잡고 잘 대응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나경원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을 보면서 한국당이 하고자 하는 정치를 분명히 알게 됐다"며 "그건 극우와 반평화, 혐오의 정치"라고 비판했다.
다만 홍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는 어제 발언을 당장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 당은 (어제) 말한 대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 등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산회 직후 나 원내대표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발언에서 감지되는 미묘한 변화는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에 빗댄 나 원내대표의 전날 발언이 여야 간 대결 구도를 조장하기 위한 '계산된 막말'로 보고 이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나 원내대표 발언의 부적절성에 대한 비판은 이어가되, 이로 인해 3월 국회가 또 다시 공전하는 상황은 한국당의 전략에 말려드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전날 존재하지 않는 '국가원수 모독죄'를 언급해 역비판을 초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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