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신임 일본 총리가 시진핑(习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가진 첫 정상회담부터 중국이 민감해하는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회담에서 골프채를 선물하고 노벨평화상 수상을 지지한다고 말한 것과는 상반된 태도다.
31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센카쿠 열도(尖角列島, 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포함한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패권적 활동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는 다카이치 총리가 약 30분 간의 시진핑 주석과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 및 홍콩과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상황을 포함한 지역 정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또 다카이치 총리가 무역 문제와 관련해서도 "일본산 해산물과 소고기 수입 재개, 10개 현에서 생산되는 제품 수입 제한 조치 등에 대해 (중국 측에) 긍정적인 답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첫 만남부터 중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문제를 언급한 데 대해 시진핑 주석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다카이치 총리는 시 주석의 반응에 대한 언급 없이 "우리에게는 현안이 있기 때문에 대화가 필요하며, 시진핑 주석과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협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어가고 싶다"라는 원론적인 대답을 내놨다.
다카이치 총리가 시 주석과 첫 만남부터 날을 세우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가질 때와는 대조되는 행보다.
그는 지난 28일 일본에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사용하던 골프채를 선물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트럼프 환심 사기에 여념이 없었다.
회담의 내용을 보더라도 미국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였다. 미일 양국은 이날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을 가속화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는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 또 양측은 "미일 동맹의 새로운 황금기 협정 이행" 선언문에 서명하면서 양국이 지난 7월 미일 합의 등 무역 협정을 이행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전 자민당 총재 선거 때만 해도 미국과 무역 관련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재협상은 커녕 기존 미일 무역 협정을 더욱 강화하는 문서에 서명하면서 사실상 미국에 줄을 서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날 중국에 취한 태도를 보더라도 이러한 경향성이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평가된다.
중일 간 정상회담은 2024년 11월 페루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주석과 이시바 시게루 당시 일본 총리가 만난 이후 약 1년 만이었다.
다카이치 총리의 극우적 성향으로 인해 중국은 이후 일본 내각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시 주석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에 별도의 축하 서한을 보내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은 시 주석이 스가 요시히데, 기시다 후미오, 이시바 시게루 총리 등에는 취임 당시에 직접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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