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다독이던 文대통령 약속은 어디로?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예산 지켜달라"

"지난 주 수서에서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 한 분이 투신 자살 하셨습니다. 그 전 주에는 발달장애인 아들이 엄마가 입원한 사이에 엄마의 고혈압 약을 털어먹고 사망했습니다. 우리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 국가는 도대체 뭐하러 있습니까. 주간활동서비스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서 어머니들이 죽음에 내몰립니다.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반드시 확보해주세요. 우리는 죽지않기 위해서 이 자리에 왔습니다. 우리 발달장애인 가족들을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발달장애인과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로 구성된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7일 국회 로텐더홀 기습 시위까지 시도하며 발달장애인생애주기별종합대책 예산 증액을 호소했다.

이들은 국회의사당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참가자들이 국회의사당 2층 로텐더홀 진입을 시도하면서 국회 방호과 직원들 및 경찰과 몸싸움이 빚어졌고, 곧 국회의사당 계단 앞으로 끌려나갔다.

ⓒ프레시안(박정연)


이 자리에는 지난 9월 발달장애인 가족으로 청와대에 초청받아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김신애 씨도 있었다. 김 씨는 "엄마가 죽은 다음 장애인 자녀가 온전하게 사회를 살아가는 게 온전한 제 희망"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김 씨는 문 대통령이 했던 약속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부모님들은 발달장애인들 처지를 호소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빌기도 하고, 머리를 깎기도 하고, 삼보일배도 하고 그랬다"며 "그런 아픈 마음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따뜻하게 마음을 보여줬는지 반성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발달장애인 관련 내년도 예산을 3배 이상 확대편성하겠다고 약속하고 국회에 협조를 당부했다.

청와대 초청 행사 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발달장애인 가족의 양육 부담 해소를 위해 주간활동서비스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발달장애인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대책의 골자인 주간활동서비스 도입과 관련된 예산은 15만 명의 발달장애인 중 1500명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16억 원이 편성됐다. 전체 발달장애인의 1%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예산이다.

김 씨는 "청와대에서 눈물로 외치고 이제 국회로 넘어왔는데 예산은 지금 어떻게 되어가고 있냐"고 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주간활동서비스 관련 예산에 대해) 애초 복지부가 적은 예산을 올렸는데도 불구하고 기재부가 전액 삭감했다. 발달장애인의 예산을 지켜달라"며 "15만명의 발달장애인 중 최소 5000명은 서비스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400억을 증액해달라는게 우리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우리 아이들은 24시간 부모와 함께 처절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부모가 자살하는 사건이 안 일어나게 관심 가져달라"이라며 "정당한 국민으로 포용국가에 함께 하고 싶다. 오죽하면 이러겠나, 더 이상 갈 곳이 없다"고 호소했다.

ⓒ프레시안(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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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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