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란 어느 특정 질환 또는 장애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사회적인 관계, 의사소통, 인지 발달의 지연과 이상을 특징으로 한다. 평균 나이에 맞는 발달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로 발달 검사에서 평균적인 정상 기대치 보다 25% 정도 뒤처진 경우를 말한다. 대부분 저 연령에서 발견되며 사회성 문제가 진단에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발달장애는 정신지체 장애와 같은 장애로 보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정신지체 장애는 지능지수가 낮아 이해력, 수리력 등이 낮은 반면, 발달장애는 지능에 문제가 없다. 다만 사회성만 떨어진다. 그렇다보니 치료법이나 대응법도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발달장애 관련,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치료기관이나 돌봄 센터가 미비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발달장애 부모는 24시간 이들을 돌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모가 로봇이 아니고서야 아이를 24시간 내내 돌볼 수는 없다. 급하게 일이 생기면 아이를 돌보는 건 불가능해진다. 그렇다고 아이를 잠시 맡길 수 있는 기관이 있는 것도 아니다. 발달장애 아이는 기존 장애인과는 특수하기 때문에 다루는 데 전문적 지식이 있어야 한다. 더구나 돌보는 데 다른 장애인보다 2~3배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기존 장애인 돌봄 기관에서 발달장애 아이를 꺼리는 이유다.
▲ 지난 24일 '센터봄' 개관식이 열렸다. 맨 오른쪽이 류영미 센터봄 센터장. ⓒ프레시안 |
발달장애 아이 맡길 곳이 없어 발만 동동
이런 상황을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지난 24일 서울 강동구에 발달장애인단기보호시설 '센터봄'이 열렸다. '센터봄'은 발달장애아를 키우는 부모가 장례식, 결혼식, 병원 입원 등으로 잠시 아이를 돌볼 수 없을 경우,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6시간 이하 혹은 1~3일 정도 아이를 맡길 수 있다.
류영미 센터봄 센터장은 "발달장애 아이를 둔 부모는 아이를 장기시설에 맡겨 두길 원치 않는다"며 "자신이 직접 아이를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대부분 부모의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류 센터장은 "하지만 부모가 아파서 병원에 갈 경우, 장례식장에 가야 하는 경우 등 급히 아이를 돌볼 곳을 필요로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며 "그럴 경우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단기보호센터는 60여 곳이 전국에 있다. 하지만 말만 단기일 뿐, 사실상 장기보호센터나 다름없다.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으려면 평균 10명의 발달장애인이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그래야 운영비와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만약 이 숫자를 맞추지 못하면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문제는 10명의 발달장애인을 유지하기란 어렵다는 점이다. 장기보호센터는 고정적이기 때문에 이런 조건을 맞출 수 있지만 단기의 경우, 짧게는 6시간부터 길게는 3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늘 변동적이기 때문에 이를 맞추는 건 쉽지 않다. 그렇기에 기존 60여 곳의 단기보호센터는 사실상 장기보호센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짧게 아이를 맡기고 싶어 하는 부모는 자신의 아이를 맡길 보호센터를 찾기 어렵다. 이미 정원이 찼거나 보호센터에서 받기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류영미 센터장은 "기존의 단기보호센터는 시설운영을 위해 장기보호센터에서 아이를 빼내와 운영을 해왔다"며 "그러다보니 정작 단기보호센터가 필요한 부모는 이 시설을 운영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봄'은 회원제로 운영된다. 사전에 회원으로 등록한 뒤, 이용 신청을 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류영미 센터장은 "발달장애아를 가진 부모는 많은 걸 포기하고 살아야 한다"며 "잠깐이라도 아이 맡길 곳이 있다면 그들의 숨통을 조금이라도 트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센터봄'이 그 시작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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