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19일 진보행동 토론회에서 이같은 의사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진보행동의 운영위원인 우상호 민주통합당 의원은 토론회에 앞서 18일 미리 배포한 발제문을 통해 "더이상 선배 정치인에게 기대 기득권을 유지하지 않겠다"며 계파정치 혁신을 시작으로 당의 혁신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486, 주류집단 변호하는 역할 맡아 와"
우상호 의원은 발제문을 통해 486 그룹이 제도 정치권에 진입한 2000년 이후의 모습을 돌아봤다.
우상호 의원은 "국민들의 기대는 80년대 민주화란 가치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저들이라면 뭔가 다른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데 있었지만 우리는 기존 정치와 정당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집단적 노력을 기울이는 데 부족했다"며 "기존의 정치문법을 배웠고, 기존의 관행을 혁파하는 데는 주저했다"고 토로했다.
우상호 의원은 이어 "지도부를 맡은 선배 정치인들의 당직 요청에 많은 486 정치인들이 합류하면서 우리는 당권파나 00계로 분류됐다"며 "당이 어려울 때 도와야 한다는 논리로 활동했지만, 그러다보니 내부 문제를 극복하려는 노력보다 당시 주류집단의 논리를 대변하거나 변호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고 자평했다.
이같은 반성은 486그룹이 정치권 입문 이후 손학규-정세균 등 당권을 잡고 있는 유력 정치인의 수족 노릇을 하며 사실상 당권을 놓지 않아 왔던 전력에 대한 것이다.
정치 행태 뿐 아니라 '정책'의 영역에서도 "국민들이 관심을 기울일 만한 가치와 노선 정립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지 못했고 소장파도 아니고 당 주류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이었다"고 우상호 의원은 말했다.
사실 2010년 결성된 '진보행동' 역시 이같은 자성의 결과물이었다. 당시 486 그룹은 "우리 세대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우리 세대 정치를 시작하겠다"면서 독자적인 당내 블록의 형성을 선언했다. 이 그룹은 지난해 4월 총선을 거치면서 44명의 정회원 가운데 25명이 배지를 다는 데 성공하는 등 여전히 숫적으로 막강한 세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진보행동' 결성 이후에도 '가치 중심의 정치'를 하겠다던 다짐은 쉽게 현실이 되지 못했고,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과 대선에서 연달아 패배했다. 486 그룹은 두 선거에서도 사실상 핵심 위치에 있었다.
"계파 아니라는 친노 변명도 궁색하고 당권만 뺏으면 혁신이라는 논리도 빈약"
우상호 의원은 이같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면서 당을 혁신하기 위한 구체적인 혁신 과제로 '계파정치의 청산'을 꼽았다. 우상호 의원은 "특정 정치 지도자와의 인연을 매개로 한 계파 대신 노선과 가치, 정책으로 묶인 의견집단, 정파를 형성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하겠다"며 그를 위해 '진보행동'도 해체할 것임을 밝혔다.
우 의원은 "선거 시기의 캠프라면 모르되, 보다 내용 있는 정치블록으로 진화돼야 민주당의 고질병을 해결할 수 있다"며 "친노 진영도, 이에 대응하는 각 계파와 비주류 연합 세력도 바뀌어야 하며 조직이 아니니 계파가 아니라는 변명도 궁색하고 친노에게서 당권만 획득하면 그것이 곧 민주당 혁신이라는 논리도 빈약하다"고 강조했다.
그를 통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정당과 확연히 다른 '제3의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의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김기식 의원도 "친노-비노, 주류-비주류의 대립구도에서 주고 받기식 당권교체로는 민주당의 미래가 없다"면서 "계파와 지역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기득권 구조가 유지되는 한 근본적 혁신은 불가능한만큼 과거의 인연과 특정 당권, 대권주자 중심의 계파구조는 혁파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행동은 지난해 12월 대선 패배 이후 3차례의 전체 워크숍과 3차례의 준비모임을 거쳐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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