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486, 독자세력화 선언…'진보행동' 출범

"야권단일정당 건설 위해 매진" 선언

20여 년 만에 그들이 다시 뭉쳤다. 기성 정치 공간에 들어 온 뒤 각자의 길을 가던 민주당 내 '486(40대, 80년대 학번, 6월항쟁 세대)'들이 17일 독자세력화를 선언하며 한 자리에 모였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매월 셋째 주 수요일에 모임을 가져 왔던 30~40대 전현직 의원들이 공동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독자 조직을 만든 것이다.

이름도 '진보행동'이다. 여기에는 자신의 젊은 날에 비해 '우클릭'했던 지난 세월에 대한 반성과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함께 움직이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목표는 야권단일정당이다. 물론 야권단일정당이 이루고자 하는 당장의 목표는 2012년 정권교체다.

"제도 정치권에 참여한 이래 오랜 동지였던 시민사회와 단절되고 당내에서도 계파화, 개별화"됐던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동시에 "민주당만 빼고 진행되고 있는 '진보대통합' 논의"에 대한 위기감이 이들을 수면 위로 뛰어오르게 한 셈이다.

거리의 투사에서 기성 정치인으로 한 차례 옷을 갈아입었던 이들 486 그룹이 '진보행동' 출범을 계기로 어떤 질적 변화를 만들어낼지 관심을 모은다.

42명의 반성문 "기성정치와 차별화 실패하고 표류해 왔다"

민주당 내 486 그룹은 이날 국회에서 이른바 '삼수회'를 확대 개편한 '진보행동' 출범식을 가졌다. 삼수회가 공통의 가치를 만들기 위한 준비 단계의 모임이었다면, 진보행동은 본격적인 공개 활동의 선언이다. 진보행동의 대표격인 운영위원장을 맡은 우상호 전 의원은 "사실상의 정치적 독립선언"이라는 말로 진보행동 출범의 의의를 설명했다.

진보행동에는 민주당 이인영, 김영춘 최고위원을 비롯해 강기정, 김재윤, 백원우, 서갑원, 조정식, 최재성 등 현역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강원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등 현역 광역단체장, 김현미, 유은혜, 윤호중, 임종석 등 전직 의원 및 지역위원장 42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모임의 출발에는 제도 정치권 진입 이후 행보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있다. 이날 출범식과 함께 진행된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임종석 전 의원은 "당내에서는 지나치게 여야전선에 집중함으로써 집단적인 자기 가치와 전망을 창출해 내는 데 실패했고 기성정치와 차별화하지 못해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며 "정책과 노선에 있어서도 공동의 연구와 토론 활동이 미비한 채 중도자유주의와 진보노선 사이에서 표류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486 그룹에는 뚜렷한 가치와 비전도 없으며 언제나 주류의 편에 서서 하청정치, 숙주정치를 해 왔다'는 외부의 지적에 대한 인정이기도 하다.

이들이 설명하는 '독립 결심'의 구체적 배경은 6.2 지방선거였다. "6.2지방선거 이후 2012년 대선에 대한 만연한 패배주의와 자기도피가 얼마나 관념적이고 무책임한 것이었는지 뼈 아프게 깨달았다"는 것. 임 전 의원은 "지방선거 결과는 2012년 정권교체는 국민적 명령이며 무슨 무슨 계파를 떠나 진보정치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집단적으로 당면한 문제에 뛰어 들어야 한다는 다짐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복지국가에 대한 확고한 합의 전제로 야권 통합의 견인차 되겠다"

이들은 "복지국가의 철학과 비전에 대한 확고한 합의를 전제로 당장 실천 가능한 구체적 정책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임 전 의원은 "비정규직,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최저임금 현실화 등 구체적이고 시급한 문제들에 대해 실천가능한 정책적 대안을 만들고 무상급식과 같이 국민들의 손에 잡히는 공약을 개발해 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그를 통해 이들은 "야권 통합의 견인차가 되겠다"고 밝혔다. "진보정당과 사안별 정책공조를 통해 신뢰를 형성하고 시민사회와는 전면적이고 상시적인 대화협력구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임 전 의원은 "민주당을 제외하고 진행되는 '진보대통합' 논의가 천명하고 있는 가치기준은 우리도 충분히 합의가 가능한 가치들"이라며 "진보정당과 민주당은 분명한 차이점이 있지만 우리가 복지국가와 한반도 평화를 핵심으로 하는 진보정치에 합의한다면 현 시점에서 보수대연합에 맞선 야권단일정당은 결코 비현실적인 숙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진보행동 회원명단>


△서울 - 김영춘 이인영 우상호 이화영 김민석 김형주 김성환 송기정 오영식 임종석 허동준

△경기 - 윤호중 이철우 유은혜 김현미 조정식 김태년 최재성 백원우 이기우 김종희 이원욱 김민기 김창집

△인천 - 송영길 신동근

△충청 - 안희정 김종민 복기왕 박완주

△강원 - 이광재 황환식 이동기

△영남 - 최인호 임동호 허대만 백두현 임미애

△호남 - 서갑원 강기정 한병도

△제주 - 김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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