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언더조직 문제가 수면으로 떠올랐을 당시 관련 문제를 "알지 못한다"며 발을 뺀 사실이 여러 기록으로 확인됐다. 언더조직 참여 사실을 인정하고, 문제제기를 방조한 적 없다고 한 본인 해명과 상반된다.
11일 <프레시안>이 언더조직 출신 활동가에게 받은 용 후보자 명의의 언더조직 사태 관련 글을 보면 그는 "알바노조 내 사건에 대해 저와 사무처는 알지 못한다"고 썼다. 2018년 언더조직 문제가 공론화됐을 당시 용 후보자는 알바노조와 함께 연루 단체 중 하나로 지목된 청년좌파의 대표였다.
용 후보자는 "(청년좌파는) 1년 정도를 사무실을 따로 사용했고, 2달가량 신촌사무실에서 함께 있을 때에도 제가 비상근이었기에 물리적인 공간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알 수 없었다"며 "알바노조 텔레그램방에서 있었던 문제제기들 역시 이후에 알바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내용을 통해 정확한 내용을 알게 됐다. 알바노조 내의 사건들에 대한 사실관계를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제가 대표로 있었던 청년좌파 3기 집행부 내에서 단체 밖의 흐름을 통해 단체가 운영된 바는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나머지 내용들에 대해서는 저도 파악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빠르게 단정 지어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이후 공식적으로 입장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비슷한 입장은 언론 보도에서도 확인된다. <뉴스1>은 2018년 2월 1일 언더조직 문제에 대해 용혜인 청년좌파 대표가 "(알바노조와) 최저임금 1만원위원회 등 활동을 함께하고 같이 월세를 내며 사무실을 쓰고 있긴 하지만 단체 운영은 별개"라며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언더조직 문제를 처음 공론화한 이가현 전 알바노조 위원장은 2018년 6월 3일 관련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린 노동당의 당원게시판에서 "D 씨 역시 언더조직의 핵심적인 사람이었음에도 '언더조직 논란은 알바노조 일이다. 청년좌파는 그러지 않았다'며 문제제기자들을 거짓말쟁이로 몰아갔다"며 D 씨를 진상조사 대상에 포함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언더조직 출신의 한 활동가에 따르면 D 씨는 용 후보자다. 또 이 전 위원장은 같은 글에서 "D씨는 최근 당게시판에도 본인이 대표로 있는 기본소득정치연대의 행사를 홍보했다"며 "노동당사에서 모임"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썼는데, 용 후보자는 2018년 4월 25일 노동당 당원게시판에 노동당 중앙당사에서 여는 '기본소득정치연대 서울지역 회원 모임'을 홍보했다.
제보와 기록 등을 통해 들여다 본 언더조직 관련 용 후보자의 과거 행적은 본인의 해명과 상반된다. 용 후보자는 전날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이른바 언더조직이라는 비공개 정파에 참여한 것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며 "제가 속한 공간에서 평등한 조직문화로의 쇄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그 노력이 과거 동료들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그 부분은 새겨 듣겠지만, 문제제기를 방조하거나 침묵했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용 후보자는 이어 "문제의 비공개 정파는 여러 옛 동료들이 문제제기 한 것처럼 성차별적·위계적 문화, 역량 부족 등을 이유로 2017년에 자체 해산했다"며 기본소득당 창당은 "이미 2017년 해산한 비공개 정파와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옛 동료들 "용혜인 해명, 끝까지 피해자 무시하는 정치 밀고 나가겠단 얘기"
언더조직 출신 활동가들도 용 후보자의 해명이 과거 언행과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김윤영 전 노동당 여성위원장은 <프레시안>에 용 후보자의 언더조직 관련 해명에 대해 "문제제기 당시 '나는 모르는 일이라 당혹스럽다'던 기억 속 모습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용 후보자는 당시 문제제기에 대한 노동당 차원의 책임을 표명하기 위해 제안된 사과문을 채택하는 데 공개적으로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용 후보자 발언의 상당 부분은 문제를 제기한 여성들의 경험에 공감하거나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보다는, 이 사건이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한 낙인찍기가 되고 있다며 이에 강한 우려를 제기하는 데에 할애돼 있었다"고 부연했다.
실제 2018년 3월 노동당 전국위원회 회의 영상을 보면, 용 후보자는 언더조직 논란에 대한 당 차원의 공개 사과 안건에 반대 토론자로 나서 "피해 사실과 가해 사실 여부는 물론이고 사실관계조차도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일방적으로 사과문을 내놓는 일 또한 무책임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언더조직은 2017년 해체됐다'는 용 후보자 해명에 대해서도 "2018년 초 김길오(언더조직 총책임자)로부터 연락을 받아 만난 자리에서 '(언더조직) 문제를 제기한 여성 청년들을 알바노조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하라'는 지시를 직접 들은 사실이 있다"며 "이후에도 지역에서 이전과 같은 조직 모임에 참여한 사람도 있어서, 조직이 정말 2017년에 해체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모 전 알바노조 대구지부장도 "2018년 여름경 언더조직 해체 선언을 들은 적 없는 상태에서 구성원들과 <자본론>, 기본소득네트워크 준비를 위한 세미나를 했다"며 "용 후보자에게 받고 싶은 건 공식적인 인정과 사과, 그에 따른 책임이었다. 그러나 용 후보자의 해명은 끝까지 피해자를 무시하는 정치를 밀고 나가겠단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프레시안>은 용 후보자에게 언더조직 출신 활동가에게 제보받은 글의 작성 여부와 내용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다음은 언더조직 출신 활동가에게 받은 용 후보자 명의 글 전문이다.
대표 용혜인입니다. 저 역시 오늘 오전중에 글을 접했고, 내용을 파악중에 있습니다.
먼저 알바노조 내 사건에 대해서 저와 사무처는 알지 못합니다. 1년 정도를 사무실을 따로 사용했고, 2달가량 신촌사무실에서 함께 있을 때에도 제가 비상근이었기에 물리적인 공간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알 수 없었습니다. 또한 2013년 단체 창립 초기 많이 겹쳤던 활동회원/조합원 구성원들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분리되면서 공식적으로 진행되는 사업 외에 알바노조 내의 사건들에 대하여 알 수 있는 경로가 없었습니다. 사무실을 같이 쓰기 시작한 후에 있었던 집행부 사퇴 등에 대해서도 역시 당일에 사무실에서 그만둔다고만 통보받은 바 있고, 알바노조 텔레그램방에서 있었던 문제제기들 역시 이후에 알바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내용을 통해 정확한 내용을 알게 되었습니다. 알바노조 내의 사건들에 대한 사실관계를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가 대표로 있었던 청년좌파 3기 집행부 내에서 단체 밖의 흐름을 통해 단체가 운영된 바는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나머지 내용들에 대해서는 저도 파악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빠르게 단정지어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후 공식적으로 입장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작년 연말부터 임기만료를 앞두고 올해 정기총회에서 청년좌파를 혁신하고 다시 힘있게 시작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여러 운동을 진행중인 분들을 만나 청년좌파 내에 중앙의 기획을 중심으로 운영되었던 기풍을 혁신함으로써 권한과 책임을 분산하고 청년좌파에 모여서 다양한 의제운동을 토론하고 기획하며 벌여나가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침체기에 있었던 단체에 다시 활력을 불어 넣고, 우리의 강령과 가치에 맞는 운동들의 폭을 넓히며 단체를 혁신하고자 했던 노력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제시된 안들에 대해 논의하고 결정하는 자리가 이번 총회가 될 예정입니다. 이번 총회에서 우리의 방향과 전망에 대해 논의하고, 침체되어있던 단체에 활력을 불어 넣으며, 단체의 혁신과 이후 우리가 만들어갈 운동들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준비중이며, 많은 회원분들의 참여와 함께 실제로 그렇게 진행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현재 우리에게 남겨진 중요한 과제는 청년좌파의 활동을 어떻게 평등하고, 민주적이면서도 각 의제들이 활발히 동등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총회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총회 안건에 대해서 잘 살펴봐주시고 꼭 참석해서 많은 의견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용혜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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