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기본소득당 주요 임원들이 활동했던 곳으로 알려진 '언더조직' 안에 성차별적 문화뿐 아니라 장애인과 청소년에 대한 차별적 문화도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언더조직이 영향력을 행사한 공개단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한 이라 하더라도, 장애인은 '사람들의 눈에 띈다'며, 청소년은 '역량이 부족하다'며 조직의 구성원으로 삼지 않는 관행이 있었다고 한다.
"장애인 활동가, 겉모습 튀어 조직원으로 들일 수 없다"
9일 언더조직 출신 활동가들이 <프레시안>에 한 말과 과거 문헌을 종합하면, 언더조직은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회운동가를 구성원으로 포섭했으나, 장애인·청소년 활동가들은 애초 포섭 대상에서 제외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뇌병변 장애인 활동가 A 씨의 경우 10년 넘게 사회운동을 했고 언더조직 구성원과도 교류했으나 조직에 들어갈 수 없었다. 이를 말하며 김모 전 알바노조 대구지부 지부장은 "선배 활동가에게 'A 씨는 왜 언더 (구성원)가 아니냐'고 물으니 '겉모습이 튀기 때문에 조직원으로 들일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비밀조직 특성상 구성원이 사람들의 눈에 띄면 안 되는데,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달리 눈에 띄어 조직을 노출시키기 쉽다는 뜻이다. 김윤영 전 노동당 여성위원장 또한 "조직이 2000년대 초 장애인 이동권 투쟁에 투신했던 역사가 있다"면서도 "주위 구성원 중에 지체장애인은 없었다"고 했다.
장애인을 배제하는 문화는 과거 기록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2000년대 초 언더조직에서 활동했던 이민정 씨는 2018년 노동당 홈페이지에 올린 자성적 성격의 글에서 "조직을 구성할 때부터 가부장적인 형태를 지향하고, 여성과 장애인,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조직운동을 혁명운동이라 착각하고 그 권위를 제가 승인했다"며 "조직을 군대에 비교해서 '장애인들은 군대를 가지 못하는 것처럼 이 조직도 그런 조직이어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썼다.
또한 이 씨는 "혁명조직과 대중운동 조직은 다르기 때문에 대중운동 공간 속에서는 여성주의를 말하고, 장애인 운동을 말하고, 소수자 운동을 말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나는 당신들과 함께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저였고 그 조직원 누구였다"며 "그들이 하는 여성주의, 장애인 운동, 성소수자 운동이 진짜일 리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운동 핵심 흐름에서 비대학생 청소년 활동가 배제됐다"
공개 단체 소속의 청소년 활동가는 성인이 되기 전에는 단체 운동 방향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을 가진 언더조직에 속할 수 없었다. 우새하 전 알바노조 울산지부장은 "청소년 운동을 주도했던 활동가들이 있었고 일부는 현재 기본소득당에서도 활동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들 모두 대학생이 되고 나서 언더조직 구성원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보호 목적이 아니었다는 증언도 있다. 10여년 전 대구에서 사회운동을 하며 언더조직 활동가들과 긴밀하게 지냈다는 B 씨는 "당시 한 청소년 활동가가 적극적으로 운동했지만 언더조직은 그를 포섭하지 않았다. 청소년 활동가는 역량이 약하고, 세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안 되는 비주류 취급을 했기 때문"이라며 "실리주의 차원의 판단을 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2020년 발간된 '언더조직 조직문화 인터뷰집'에서도 청소년 활동가 배제 관련 증언이 담겼다. T 씨는 "조직에서 청소년 활동가랑 같이 갈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E 씨도 "운동 핵심의 흐름에서 비대학생 청소년 활동가들이 배제되는 게 있는 것 같다"며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고 했다.
"언더조직, 명문대·비장애인·남성 중시…용혜인, 소수자 배제 조직 활동 반성해야"
용 후보자가 여성, 청소년 등 소수자 정책을 이끄는 성평등가족부의 장관 후보자가 된 만큼, 소수자를 배제하는 문화가 있었던 조직에서 활동한 과거를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 후보자가 언더조직 출신이었다고 처음으로 공개 주장한 김 전 위원장은 "(언더조직이) 겉으로는 가장 진보적인 의제를 말하고 차별에 반대했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정상성을 벗어난 사람들을 차별하는 모순된 분위기가 퍼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때 '정상성'에 속한 사람은 수도권 주요 대학 학생, 비장애인, 남성 등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진보운동 영역에도 나타났던 차별적 문화에 대해 저 또한 반성하고 있으며, 그 문화를 함께 만들고 묵인해온 기본소득당 주요 인사들과 용 후보자도 응답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용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며 언더조직 연루 등에 대한 취재진 질의에 침묵했다. 기본소득당은 언더조직과 당이 무관한 조직이며 평등수칙 제정 등 차별 문화 타파에 힘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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