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겸직 논란과 관련, 진보진영 내에선 이른바 '위성정당' 문제를 둘러싼 비판 여론이 분출하고 있다.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은 "반칙을 해서 얻게 된 페널티를 국민들이 좀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이게 무슨 궤변인가"라고 용 후보자를 직격했다.
장 전 의원은 1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용 후보자가 기본소득당의 원내정당 지위를 위해 비례대표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소수정당의 특수한 사정'이라고 말했는데, 굉장히 부적절하다"며 "'소수정당'이 아니라 '위성정당'의 특수한 사정"이라고 꼬집었다.
장 전 의원은 "정상적인 소수정당이었으면 그 정당의 다음 비례대표 승계 후보가 승계를 하면 된다"며 "위성정당이라는 편법을 써서 국회에 들어왔기 때문에 용 후보의 뒷순번은 민주당 후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비례대표직을 내려놓으면 자기 정당이 원외 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죄송하지만 위성정당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기본소득당은 원래 원외정당이었다"며 "반칙을 해서 의석을 얻어서 원내 정당이 됐는데, 그 반칙으로 얻은 것은 너무 소중한 나의 것이고 거기 나아가서 장관직까지 내가 더 해야겠다?", "반칙을 해서 얻은 것을 국민들이 이해해달라? 이게 무슨 궤변인가"라고 비판했다.
장 전 의원은 용 후보가 위성정당 형식을 통해 2회 연속 비례대표 의원직을 수행하는 데 대해서도 "비례대표를 두 번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위성정당을 통해서 두 번이나 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유린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21대-22대 총선 당시 민주당과 기본소득당 등 일부 진보정당 간의 이른바 '비례-위성 연합'의 문제점을 이번 사태의 중심 의제로 제시한 것이다. 장 전 의원은 "위성정당에 참여한 것을 연합 정치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호도할 수 없다", "그것을 연합 정치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 전 의원은 최근 용 후보의 위성정당 참여, 2회 연속 비례대표직 수행 등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국민의힘까지 한 데 묶어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에서는 '우리는 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법안 개정에 동참하지 않았으니 존중하지 않겠다'고 위성정당을 만들었다"며 "그러니까 민주당에서도 위성정당을 하고 싶은데 사실은 모양이 빠지니까 못 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 문을 열어준 트로이 목마 같은 역할을 했던 게 기본소득당"이라고 했다.
장 전 의원은 또 성평등부가 개각에 포함된 것 자체에 대해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원민경 장관을 왜 갑자기 경질하지?'라는 점에서 뜬금없는 인선"이라며 "(원 장관은) 피해자 편에 서서 여성 권익을 위해서 오랫동안 활동했었던 분", "고작 1년이 지나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을 하루아침에 갑자기 이렇게 통보한다는 것은 뜬금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용 후보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친명계 박선원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례대표직의 경우에는 다음 순번이 대개 이미 선관위에 등록돼 있잖나"라며 "당연히 비례대표직을 사퇴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명하게 판단하셔야 된다", "너무도 당연하지 않나"라고 거듭 용 후보자를 압박했다.
여당 내에서 성평등 관련 의제를 주도했던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평등을 말하려면 특혜부터 내려놔야 한다"고 용 후보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박 전 위원장은 먼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청년과 여성, 장애인과 노동자 등 충분히 대표되지 못했던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며 "하지만 거대 양당은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위성정당을 만들었고, 비례대표 의석을 나눠 가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청년과 여성이 정치에 더 많이 진출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해 왔지만 청년정치는 편법과 기득권에 봉사한 청년에게 특혜를 주는 정치가 아니"라며 "(용 후보자는) 편법적 운영으로 두 차례 비례대표가 된 데 이어, 이번에는 장관이 되면서도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성정당이라는 편법의 최대 수혜자를 평등의 가치를 상징하는 장관으로 세운다면, 그것은 성평등의 진전이 아니라 평등이라는 가치 자체를 우습게 만드는 일"이라며 "정말 성평등의 가치를 책임지고 싶다면 양 손에 든 떡 중 하나는 내려 놓으시라"고 꼬집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후보자가 살아온 정치의 과정이 과연 공정과 평등의 가치에 부합하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대통령께서도 이번 장관 지명을 다시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조국혁신당에서도 '위성정당' 문제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신장식 혁신당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용 후보자 논란과 관련해 "소위 위성비례정당이라고 하는 것에서부터 꼬여왔던 게 있다"며 "문제를 차단하려면 다음 선거 때는 위성비례정당에 대해서 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이거 두 번 했으면 됐지 세 번 할 건가"라고 했다.
신 대표는 용 후보자의 비례대표직 사퇴 여부에 대해선 "그 부분은 각자의 판단"이라고 답을 피하면서도 "(개각에 대한) 프레임이 제일 걱정되는 것"이라며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사퇴 논란) 그런 쪽에 시선이 많이 가는 그것이 전체 개각에 대한 평가로 갈 수도 있겠다", "정무적인 어려움이 대통령실에 있겠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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