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대표와 지도부가 취임 첫 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사법부를 겨냥해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 조희대 씨는 물러나는 게 맞다"고 맹비난에 나섰다.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일방 제청'을 계기로 여당의 사법개혁 및 '조희대 탄핵' 등 추진에 불이 붙을 조짐이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전날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신임 대법관을 임명 제청했다. '대법관 임명 공백' 상황 가운데, 통상 사전 조율을 거친 뒤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예방해 제청하던 관례를 깨고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에 서면으로 '일방 제청'을 단행해 논란이 일었다.
김 대표는 19일 오전 부산시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현장최고위를 열고 "조희대 대법원장 사태를 보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생각났다"며 "조 대법원장은 왜 한덕수 같은 내란공범의 길을 가려 하나"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지금 조 대법원장이 하고 있는 행태는 자신이 지금까지 한 모든 법률적, 정무적, 또는 국민적 잘못을 덮기위해 또 하나의 법률적 잘못을 범하고 나선 것"이라며 '대법관 임명 공백' 사태를 "대법관 임명에 있어서 다시 선택적 지연을 몇 개월 동안 끌고오는 위법행동을 해왔다"고 규정했다.
이어 전날의 '대법관 일방 제청' 행위를 두고는 "법의 정신은 3권의 화합에 의해 대법관을 선택하게 돼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역사적 관례에 따라서, 헌재의 표현에 따르면 관습법적으로 협의해서 대법관을 제청해 온 것"이라며 "그런데 (조 대법원장이) 이것을 하지 않는 무법의 사법 행위를 지금 실행한 것이다. 사법농단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대법원장이란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사법농단을 부끄럽지도 않게 맨 얼굴로 할 수 있나", "명예 퇴역의 기회를 주기 위해 국민들이 참아왔는데 스스로가 한덕수 씨처럼 불명예 퇴역의 길을 자처했다"며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 조희대 씨는 물러나는 게 맞다"라고 맹비난했다. "최악의 법 기술자의 농간을 부린 것"이라거나 "국민들이 바보인 줄 아시나 조희대 씨", "조 대법원장은 이제 대법원장이라 부를 수가 없다. 법 기술원장" 등 원색적 비난도 퍼부었다.
김 대표는 조 대법원장에 대해 △비상계엄 '야합' 의혹이 제기돼 있는 점 △이재명 대통령 사건 파기환송을 통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점 등을 들며 "(조 대법원장은) 그럼에도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을 존중하는 대통령과 국회와 국민들에 의해서 인내되고 있는 상태", "국난 극복과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해야 하는 국가적 사정 때문에 단지 심판되지 않았을 뿐, 원래대로라면 이미 탄핵됐어야 마땅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조 대법원장 이외의 다른 대법관들에 대해서도 "대법원장이 이런 짓을 하는데 대법관 중에 단 한 분도 (잘못이라고) 얘기하지 않는가. 대한민국 대법관들이 이래도 되는 건가"라며 "지금까지 우리나라 법관회의가 내란 이후에 이런 공적인 국민의 문제에 대해서 법관회의를 제대로 한 적이 있는가"라고 비판하며 전선을 넓혔다. 그는 "대법관들에게 요구한다. 조 대법원장이 잘못했다고 성명서를 내 달라"며 "사법부에도 요구한다. 법관회의를 당장 열어서 '조희대 나가라'고 결의해 달라.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이번 행위가 잘못됐다는 사법부의 판단을 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다면 조 대법원장과 함께 다 자진 퇴역하시라. 차라리 대법원 자체를 새로 구성하는 게 낫다"고까지 했다.
그는 "조희대 같은 대법원장은 없어야 한다. 당장 나가라. 아니면 현직 대법관들이 다 (조희대) 물러나라고 연명하시라. 사법부 전체가 들고 일어나서 조희대 나가라고 해 달라"라며 "그렇지 않다면 대한민국 사법부는 사법개혁의 무서운 파도 앞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제 검찰개혁을 일단락지었다"며 "조 대법원장의 사법농단을 계기로 해서 사법개혁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김민석 지도부 출범 이후 '개혁'의 첫 타깃이 조 대법원장을 넘어 사법부 전체가 된 셈이다.
이 사안에는 민주당 신임 지도부 전체가 한목소리를 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대법관 자리를 반년 이상 뭉갠 조 대법원장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패싱하고 법사위 전체회의 바로 전날 서면으로 (대법관 제청을) 일방 통보했다"며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은 9일 만에 7만 쪽 짜리를 (자료를) 들여다보고 유죄취지 파기환송이라더니, 정작 내란재판은 감감무소식"이라고 했다. 친청(親정청래)계 최민희 수석최고위원도 "조 대법원장의 청와대 패싱 대법관 제청은 목불인견 상상초월 행태"라며 ""조희대 사법부형(形) 저강도 내란"이라고 했다.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도 "조 대법원장은 사퇴 요구는 물론 결국 탄핵에 직면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을 옹호하는 한편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SNS 글에서 "대법원장이 대법관을 제청하자 청와대와 민주당이 발작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은 사법부 독립을 위한 핵심 권한이다. 누구와 사전에 소통하고 조율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사법부 독립을 위해 대법원장의 고유권한으로 한 헌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청와대와 민주당은 (제청 대상자 협의가) '관행'이라고 한다"며 "옳지 않은 관행은 깨는 것이 맞지 않은가? 정당한 관행까지 수없이 무너뜨려 온 민주당이 할 말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청와대와 민주당에 분명히 경고한다. 대법원장 탄핵? 한 번 시도해 보라. 국민이 반드시 이 정권을 탄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올린 다른 글에서도 "재판 재개할까 무서워 대법원장 탄핵하겠다고 겁박한다"고 비꼬며 "민주당이야말로 '일진 대통령' 따라다니는 불량 집단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페이스북 글에서 "관례를 깬 것이 탄핵 사유라면 민주당 국회의원 전원이 탄핵 대상"이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조 대법원장이 법률에 근거해 신임 대법관 후보자 2명을 임명 제청하자, 청와대가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고 송영길 전 대표 등 친명 홍위병들이 대법원장 탄핵을 운운하고 나섰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으로 민주당 당대표가 된 김민석 대표의 1호 숙제는 '대법원장 탄핵'이 됐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이 문제 삼는 것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관례를 어겼다는 것뿐"이라며 "'감히 대통령 뜻에 어긋나는 후보자를, 그것도 무례하게 서면으로 제청했느냐'는 괘씸죄를 묻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데 관례를 어긴 것이 탄핵사유라면, 민주당 국회의원 전원이 탄핵 대상"이라며 "국회의장은 제1당,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라는 관례, 원 구성과 의사일정은 여야 합의로 정한다는 관례, 국회 몫 추천인사는 여야 각당의 추천권을 존중해 여야 합의로 가결시키는 관례 등등 국회의 모든 관례를 짓밟고 무너뜨린게 더불어민주당 아니냐", "조 대법원장을 법사위 회의장에 90분 동안 감금시켜 놓은 건 관례에 부합하는 행동이었는지 되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정 원내대표는 "결국 청와대와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을 겁박하는 목적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 삭제"라고 의혹을 제기하며 "민주당이 청와대의 뜻에 따라 조희대 대법원장을 겁박하고, 나아가 대법원장 탄핵에 손을 댄다면 이는 삼권분립 파괴의 마지막 금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조 대법원장께도 당부드린다. 부디 권력의 엄포와 겁박에 굴하지 말고 임기 마지막날까지 대법원장으로서 법적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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