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당권주자 3인방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호남 대전'을 앞두고 호남 지역 표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10일 밤 광주방송(KBC) 주최로 열린 지역방송 TV토론에서, 특히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민석·정청래 후보는 날선 말을 주고받으며 재차 격돌했다.
호남 지역 현안인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과 관련, 먼저 정 후보가 송 후보와의 맞토론에서 "김 후보는 '정청래가 당대표가 되면 (메가프로젝트에) 차질이 많이 빚어질 거다' 이렇게 호남 유권자들에게 정청래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에둘러 김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그러자 자신의 발언 시간에 이 발언을 받아 "정 후보께서 조금 오해를 하신 것 같은데 '정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메가프로젝트가 안 될 것이다'라는 게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경험했지만 당정관계가 안 좋으면 선거 결과가 안 좋아지고, 그러면 증시도 흔들리고, 전반적인 정책에 대한 흔들림이 있을 수 있고, 국정 지지(율)도 떨어지고, 그러면 당연히 총선 결과도 안 좋아질 수 있고, 그런 전반적인 상황에서 국가적 프로젝트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안정된 당정관계를 갖는 당대표가 나오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말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정 후보는 실제 경제정책을 다뤄보거나 대기업 오너들과 일정기간 이상 토의를 해보신 적이 있느냐", "미국 AI 기업 중에 한국에 이미 합작투자를 결정한 기업이 있다면 아시느냐"고 정 후보에게 물었고, 정 후보는 이에 "김 후보는 사람을 무시하는 데 좀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 당연히 당대표 하면서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기업인들과 만나서 얘기했겠나"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정 후보를 상대로 6.3 지방선거 결과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김 후보는 정 후보에게 "(정 후보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선거 직후 당정청이 합의로 규정했다'고 한 것은, 그 직후에 대통령께서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승리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씀하신 것을 보면 정 후보 말씀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호남에서는 당연히 저희가 많이 이겼지만, 문제는 공천 시비 등으로 기초단체장을 놓친 곳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전남에서 강진, 신안, 광양, 장흥, 완도 다섯 군데가 실패"라며 "저희들이 뼈아프게 반성할 대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천이 과연 일관됐는가? 공정한가? 잘 관리됐는가? 이런 문제가 있다"고 지방선거 당시 당대표였던 정 후보에게 화살을 돌렸다. 정 후보는 이에 대해 "중앙당에서는 광역단체장만 공천하고, 기초단체장은 시도당에서 책임지고 한 것"이라며 "오히려 당대표가 끼어들면 월권"이라고 반박했다. "(공천)관리 최종 책임은 당대표에게 있지만 실질적으로 기초단체장 등 공천은 도당위원장이 했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또 정 후보 및 그 지지층이 강조하고 있는 '검찰개혁' 문제와 관련 "검찰개혁은 이제 일단락이 됐다"며 "이제 사골탕도 적절히 해야 된다", "뼈해장국도 세 번 이상 우리면 국물이 더 안 나온다"고 꼬집었다.
정 후보는 조국혁신당과의 통합 추진 과정을 놓고 "강득구 페이스북 문제, 이언주 텔레그램 문제가 불거졌다. 이 부분은 전당대회를 통해 김 후보가 한 번 털었으면, 해명했으면 좋겠다"고 김 후보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는 이에 "강득구 페북, 또 무슨 텔레그램, 이런 얘기를 하면서 마치 제가 그것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굉장히 옳지 않은 태도"라며 "아무 근거 없이 얘기하는 것"이라고 부인했다. 김 후보는 역으로 "어떤 경우에도 폭탄선언 식의 합당은 배제해야 된다. 바로 정 후보가 추진했던 그런 방식 때문에 일이 안 되고, 오히려 꼬이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나빠졌던 것"이라고 응수했다.
정 후보는 그럼에도 재차 "이언주 텔레그램은 김 후보와 아무 상관이 없느냐"고 재삼 공세를 폈고, 김 후보는 "상관없다"고 즉답했다. 정 후보가 이에 "자신 있느냐"고 하자, 김 후보는 "정 후보가 자신 있으시면 자신 있게 근거를 대라", "유언비어 정치를 하지 말라"고 받아쳤다.
정 후보는 송영길 후보와도 언쟁을 벌였다. 송 후보는 토론에서 자신이 유일한 호남 출신 후보임을 강조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호남에서 정치적 중심이 만들어지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송 후보는 "더 이상 우리 호남이 호남 불가론, 호남 패배론에 빠지면 안 된다"며 "우리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 2번(2012·17년), 이재명 대통령 2번(2022·2025년). 다섯 번이나 영남 후보를 만들어 대통령을 만들어줬지 않나. 이제 또 항상 그렇게 해야 되느냐"고 했다.
정 후보는 이에 대해 "송 후보가 지금 '호남 사람이니까 뽑아 달라'고 하는 것은 호남 민심을 제대로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제가 가끔 식당에 가거나 호남 방문을 하면 '왜 정청래처럼 야물딱지게 개혁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가?' 이렇게 호남 분들이 많이 불만을 갖고 있다. 전라도 국회의원들이 재선, 3선, 중진 의원으로 나아가려면 개혁적이어야 하고, 호남 민심이 바라는 대로 좀 야무지게 똑똑하게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 후보는 정 후보에게 "(당대표 시절) 이재명 정부 1호 국정 과제인 5.18 정신 헌법 수록에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며 "야당을 설득해야 되는데, '장동혁하고는 악수도 안 하겠다'고 해서 결국 이재명 대통령께서 여야 양당 대표를 불러서 악수를 시키는 일이 벌어졌다. 그럴 필요가 있었나"라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당연히 5.18 헌법전문 수록을 해야 되고, 저는 '동학 정신도 하자'고 주장을 하고 있었는데 우원식 (당시) 국회의장께서 갑자기 헌법 개정안을 내면서 굉장히 곤욕을 치렀다"며 "이번에 조정식 국회의장도 말실수인지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엄청난 곤혹을 치렀지 않느냐. 그런 면에서 당에서는 개헌 얘기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편 이날 TV토론에서는 자신의 '인생 사진'을 골라보라는 질문도 있었는데, 김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1997년 대선 선거운동을 하던 모습을, 정 후보는 2002년 대선 때 노사모의 '희망돼지' 저금통을 들고 찍은 사진을 각각 골라 눈길을 끌었다. 송 후보는 2022년 대선 때 망치 테러를 당하고도 머리를 붕대로 감고 이재명 대선후보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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