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야당일 때와 다르다…삿대질·압박하면 반발 불러"

부처 업무보고서 "최대한 설득·양보해야…주장보다 결과로 책임"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요란하게 주장하고 상대에게 삿대질하면서 압박할 때 내 이념과 가치 지향이 실현될 수 있겠나"라며 "잠깐은 될지 몰라도 필연적으로 반발을 부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부·통일부·국방부·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외교안보 정책은 정쟁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게 대부분의 선진국 상황이지만, 우리는 안타깝게도 정쟁의 대상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이념과 가치를 타인에게 강요하는 건 쉽지 않다"며 "그건 일방적인 지배를 하고 있을 때도 일시적으로만 가능하고 영속적이지 못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사회 공동체 전체의 운명을 책임지고 있는 권한을 가진 상태에서는 주장보다는 실현이 중요하다"며 "실현의 길은 야당일 때와 다르다"고 했다.

외교안보 문제에 관한 보수·진보, 여야의 이념적 대립을 우려한 발언이지만, 더불어민주당 내홍과 관련해 강경파의 비타협적인 태도를 겨냥한 발언으로도 해석돼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거듭 "공동체의 운명을 책임지고 있을 때와 반대쪽에 있을 때는 다르다"며 "권한을 가진 입장일수록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행동으로, 주장을 하는 것보다는 결과로 책임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이념을 실현하는 길은 최대한 상대를 설득하고 양보하며 상대에게 수용하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어 통일부를 향해 "(대북 정책이) 정략적,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향해 "많이 조심해야 할 것이다. 본의 아니게 용어 하나, 표현 하나로 정쟁의 대상이 되니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정무적으로는 (북한과) 대결하는 게 도움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그것은 국민들에게 나쁘고 공동체에 해악이 된다"며 평화공존 정책 기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전쟁도 치렀고, 혈육의 관계이고, 관계가 좋았다 나빴다 하는데 요즘은 매우 나쁜 상태"라며 "정부 간 관계도 쌓인 게 있는 것이다. 업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반응도 없고 가끔씩은 안 좋은 반응도 생기지만 결코 떨어질 수 없는 불가피한 이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를 향해선 "외부의 도움 없이 자신의 힘으로 지키는 자주국방은 대한민국의 가장 큰 과제"라며 "주권의 일부인 군 지휘권도 스스로 행사해야 한다"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의지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명령을 받는 국방부 장관의 지휘를 받지 않는 게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라며 "정상화가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최근 불거진 최전방 실탄 미장착 논란을 언급하며 "군기 문제만큼은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통일부·국방부·국가보훈부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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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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