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김용에게 돈을 건넨 날 목격자로 지목됐던 대장동 개발업자 정민용 변호사 측이 '김용이 실제 돈 받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김용이 유동규로부터 돈을 전달받았다고 지목된 날짜인 2021년 5월 3일에 대해서도 "(그 날짜는) 내 기억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27일 <프레시안>이 입수한 정민용 측의 지난 6월 대법원 제출 의견서에 따르면 정민용은 자신을 "유동규를 (정민용과) 정치자금 수수의 공범으로 보더라도, 피고인(정민용)의 역할과 인식에 대해서는 달리 보아 주시기를 희망"한다며 "이 사건 정치자금 수수에 대한 피고인(정민용)의 인식이 유동규와 명확하게 구별된다"고 주장했다.
정민용은 유동규가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지낼 때 전략사업실장으로 밑에 있었던 인물이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업자 남욱이 정민용을 통해 유동규에게 억대의 돈을 전달했고, 유동규는 그 중 일부를 김용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남욱→정민용→유동규→김용으로 연결되는 돈 전달 고리에서 핵심 역할을 한 정민용이 유동규에게 돈을 전달한 것은 맞지만, 김용이 유동규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본 일이 없고, 돈을 주고받은 날짜 역시 기억이 정확치 않다고 주장한 것이다.
정민용은 이 의견서를 제출한 배경에 대해 자신이 억울하게 '유동규-김용'과 함께 공동정범으로 묶였다는 것의 부당함을 호소할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정민용은 "유동규의 인식 및 행위, 지위와 피고인(정민용)의 인식 및 행위, 지위를 염격히 구별해 달라"고 요청했다.
"돈 오간 날짜 5월 3일? 기억에 없다…김용 양손에 아무것도 안 들고 있어"
정민용은 이 의견서를 통해 "검찰은 피고인 정민용이 피고인 유동규와 골프연습장을 함께 다녀온 날에 피고인 김용을 만나 1억 원을 전달했다고 하면서 이를 전제로 피고인(정민용)에게 수차례 질문을 했으며, 이에 대해 피고인(정민용)은 처음에는 골프연습장을 다녀온 날에 김용이 유원홀딩스 사무실에 온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다 (검찰의) 거듭된 질문에 결국 '그럴 수도 있다'라고 답변한 사실이 있다"고 했다.
정민용은 관련해 "'그럴 수도 있다'는 답변은 피고인 정민용이 1억 원을 유동규에게 전달한 날을 정확하게 특정하지 못함에 따라 검찰에서 '유동규와 골프연습장을 같이 같 날에 김용이 유원홀딩스에 왔음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럴 수도 있다'고 답변하면서 이뤄진 진술"이라고 말했다 .
정민용은 "결국 피고인이 유동규에게 1억 원을 전달한 날 김용이 사무실을 방문한 것, 피고인이 이에 대해 증언한 것은 모두 사실이지만 그 날짜가 2021년 5월 3일로 특정된 것은 피고인의 기억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관련해 김용 측은 구글 타임라인 위치 기록을 근거로 2021년 5월 3일 유원홀딩스 사무실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2심 법원은 이를 신뢰하기 어렵다면서 유동규 등의 진술과 검찰의 주장에 근거해 해당 날짜에 돈이 오갔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정민용은 또 김용이 유동규에게 돈을 받아서 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정민용은 "김용이 판교의 유원홀딩스 사무실로 방문했을 때 피고인(정민용)은 금원 수수의 현장을 목격한 바 없고, 다만 그 이전에 피고인 유동규로부터 '용이 형이 이따가 올거야' 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며 "김용이 (유동규를 만난 후) 사무실을 나갈 때 휴게실의 블라인드로 반쯤 가려진 유리문 아래쪽을 통해 김용을 보았으며, 당시 김용은 양손에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증언했다"고 했다.
정민용은 유동규가 '김용이 침향환 박스를 가슴에 안고 나갔다'고 증언한 데 대해 "아는 바도 없고 진술한 바도 없다"며 "검찰은 당시 김용이 유동규로부터 돈을 받아갔다는 점을 기정 사실로 전제한 후 피고인에게 이를 확인하는 질문을 했고, 피고인은 사실대로 이야기하면서도 위와 같이 별도의 현금을 보았다는 진술을 하지 못했는데, 이는 그 돈(유동규가 김용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한 돈)이 피고인(정민용)이 남욱으로부터 전달받은 돈인지, 아니면 유동규 개인의 돈인지 여부를 정확하게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민용은 이 의견서를 제출한 배경에 대해 김용이 "마치 정민용은 김용이 돈이 든 쇼핑백을 받아갔다'고 진술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어, 이로 인해 재판부로 하여금 정민용이 유동규와 일체를 이루어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오인케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유동규가 '자신이 김용과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는 장면을 정민용이 목격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정민용은 "유동규가 통화할 당시에 김용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고, 유동규가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는 것도 보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정민용은 또 "피고인(정민용) 기억으로는 유동규가 5억 원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남욱이 유동규가 처음 정해준 날짜에 5억 원을 만들지 못했고, 결국 6월이 되어서야 5억 원이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
정민용은 '유동규가 남욱에게 요청해 받은 5억 원 중 3억 원만을 김용에게 전달하고 남은 2억 원 중 1억 원과 추후 남욱이 전달한 돈을 합해 2억 원을 김용에게 전달했다(총 2차례)'는 유동규의 주장에 대해 "유동규의 증언은 '당시 위에서 필요하다며 5억 원을 마련해 달라고 남욱에게 집요하게 요구한 행동'과 맞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5억 원이 모두 전달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후에 다시 1억 원을 남욱에게 요구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피고인(정민용)으로서는 '김용이 급하게 돈을 요구했다. 유동규 자신은 김용에게 전달했다'는 유동규의 증언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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