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회찬 전 의원의 8주기 추모제가 엄수됐다.
노회찬재단과 정의당은 18일 서울 종로 창신동 노회찬의집에서 노 전 의원 8주기 추모제를 열었다. 추모제 슬로건은 "자유인 문화인 평화인"이었다. 노 전 의원은 자신이 다닌 경기고등학교 교훈이기도 한 이 말이 삶의 "모토"라고 생전 말했다.
이날 추모제는 원래 노 전 의원의 묘소가 있는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레 비가 내려 노회찬의집으로 장소가 바뀌었다. 지난 4월 개관한 노회찬의집이 있는 창신동은 고 전태일 열사가 일한 평화시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노회찬의집, 함께하는 공간으로 만들 것"…"내년엔 밝은 모습으로 만나자"
추모제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시작됐다. 인사말에서 조승수 노회찬재단 이사장은 "이 공간(노회찬의집)을 마련하기까지 정말 많은 분이 고생했다"며 "저희는 이 공간이 단지 박제화된 기념관이 아니라 전태일의 자취가 남아 있고, 이 동네에 사는 많은 이주민, 봉제인과 함께 활용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노회찬의 집을 마련한 계기로 추모와 그리움을 넘어 노회찬의 뜻과 생각이 다시 한번 많은 사람과 만날 수 있도록 재단 사업을 벌이겠다.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유족인 김지선 여사는 인사말에서 노 전 의원이 떠난 지 "8년이나 지났는데도 엊그제 같다"며 "가슴이 울렁거려 잠을 잘 못 자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날이 8년 동안 지속된 상황"이라고 여전한 아픔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제는 노회찬의 그늘에서 벗어나 다들 오늘 같은 날에는, 안부를 묻고 서로를 챙겨주는 따뜻한 날이 되면 좋겠다"며 "다음에 마석에서 모일 때는 한바탕 춤을 추면 좋겠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쓴 사람들이 모여 노회찬 묘소에서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날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보정치 위기 극복", "다시 만나는 날까지 소명 다할 것" 다짐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는 노 전 의원의 유지처럼 정의당을 이끌고 있는 권영국 대표는 추모사에서 진보정치는 "늘 힘들었지만, 지금 더 힘든 시기"라며 "보수는 더 극우화되고 있고 그 영역이 커져가는데, 진보정치가 여전히 제 자리를 못 잡고 있는 것이 굉장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늘 위기에서 힘을 발휘한 것이 진보정치였다. 우리 다시 한번 힘내자"라며 "진보정치가 위기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모든 힘을 다 쓰자는 말로 인사를 갈음하겠다"고 덧붙였다.
노회찬재단 고문이자 이주민연대 '샬롬의 집' 대표인 이정호 신부는 추모사에서 전태일 열사의 "아픔이 아로새겨진 창신동"에 세워진 "노회찬의집에서 아이들이 악기로 연주도 하고, 이주노동자가 춤을 추기도 한다"며 "당신이 부르던 이름들이 씩씩하게 살며 내일의 희망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님이 하나님의 품에서 평안히 쉬시기를, 그리고 당신이 사랑한 이름들이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며 살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며 "다시 뵙는 그날까지 그들과 함께 소명을 다하며 열심히 살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 등 생전 노 전 의원과 연을 맺었던 정치인도 추모사를 했다. 이재명 대통령,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대행 등은 근조 화환을 보냈다.
추모공연, 노회찬의집 건립 기여자 감사장 수여식도
공연으로 마음을 보탠 이들도 있었다. 노회찬재단 오카리나 회원모임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연주했고, 정가 가수 정마리 씨와 노회찬재단 회원노래모임 6411은 <소연가>를 불렀다.
또 노회찬의집을 짓는 과정에 힘을 보탠 김용신 노회찬재단공간이전추진단장, 노회찬의집 기획전시가 하춘 씨 등이 노회찬재단에서 감사장을 받았다.
이밖에 동생 노회건 씨 등 유족과 조돈문 전 이사장 등 노회찬재단 전현직 임원 및 고문단과 회원, 정의당·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 당원과 당직자, 고 이한빛PD 부모, 들불열사추모사업회 등 단체의 활동가·회원들이 추모제에 참석했다.
행사 말미 참가자들은 <그날이 오면>을 제창했다. 사회를 맡은 강상구 노회찬학교 교장은 "오늘 모아주신 마음 하나하나가, 힘이 되서 공정하고 평등한 나라, 노회찬 정신이 이뤄지는 세상을 만드는데 밀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추모제를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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