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용진, 가식적 사과 의심…맨입 사과로 끝날 일 아냐"

與, '진정성→가식적' 입장 선회…김부겸은 다른 목소리 "이제 그치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스타벅스코리아 5.18 폄훼 논란에 대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사과 기자회견을 두고 "가식적 사과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며 "'맨입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님을 명심하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26일 정 회장의 대 국민 사과 기자회견 이후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용진 회장의 뒤늦은 사과를 보며 씁쓸하다", "상처받은 분들께는 턱없이 부족하다. 더 노력하시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특히 "그동안 극우적 언행을 봤을때 소나기 피하기성 가식적 사과가 아닌가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며 "진정한 사과는 책임과 실천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 회장은 5.18 영령들께 더 머리숙여 사죄하고, 정회장의 사과에 분노하는 민심에 더 진정성있고 더 책임지는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 "맨입사과로 끝날 일이 아님을 명심하시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에선 강준현 수석대변인이 정 회장 사과 직후인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 "일단 마무리가 잘된 것 같다"는 등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어 눈길을 끌었다. 지도부의 메시지가 정반대로 뒤집힌 셈이다.

이날 오후 조승래 사무총장도 기자회견에서 "정 회장의 사과가 있었는데 한마디로 진정성이 없다"며 "사고 원인에 대해서도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서도, 내용과 형식 모든 측면에서 진정성이 없었다"고 비판 기조를 명확히 했다.

조 사무총장은 "5.18 유공자 등 피해자는 '황당하다', '진정성 없고 알맹이도 없다'고 하신다. 심지어는 '우리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하신다. '2차 가해라고 느껴질 정도'라고 한다"며 "사과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사무총장은 사과문의 구체적 내용을 두고도 "황당하고 그릇된 마케팅이 왜 발생했는지 정확한 진상 파악도 안 한 상태에서 'AI한테 물어봐서 했다'든지, '물탱크를 보고 했다'는 등 궤변을 늘어 놓았다"며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 수석대변인도 이날 본인의 앞선 발언에 대해 "제가 좀 미숙하게 답변드려서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 해당 사안에 대해 제가 깊이 있게 헤아리지 못했다"며 입장 번복을 공식화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제가 오전에 드린 답변은 당과 사전에 논의된 바 없고 전적으로 제가 개인적으로 판단하고 표현해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저희 당의 입장은 사무총장 말씀처럼 '진정성 있는 사과라면 단순히 사과의 뜻을 밝히는 데 그쳐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대구 선거를 앞둔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 회장이 '스타벅스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본인의 책임을 분명히 했다"며 "이제 이 정도 선에서 그쳤으면 한다"고 상반된 메시지를 전했다.

김 후보는 "정 회장이 이번 사태 장본인으로 지목된 까닭은 기업인의 본분을 벗어나 정치적 메시지를 남발했던 자신의 과거 이력 때문"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정부나 정치권이 특정 기업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거나 소비 자체를 비난하는 분위기로 흐르면 안 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어 "정 회장이 사과했으니 정부·여당도 이제 국민을 믿고 지켜봐 주시길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정 회장 사과에 대해 강경한 비판 입장을 보이고 있는 지도부에 공개적으로 자제를 요청한 것.

조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 질의응답 과정에 김 후보의 이 같은 입장을 두고 "당내에선 개별적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정 회장의 사과와 관련해선 실망스럽고 미흡하다, 진정성이 없다, 이게 당의 평가"라고 재차 강조했다.

조 사무총장은 "'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의 사고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진정성, 이에 대한 비판적 의견'들과 '기업에 대한 비판'은 좀 구분해서 봐야 하지 않나 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며 "아마 김 후보의 말씀은 후자(기업에 대한 비판)와 관련된 것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6일 충북 제천시 내토전통시장 인근에서 민주당 이상천 제천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하며 서울에서 발생한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를 언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