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암시하더니…외교부 장관, 후쿠시마 오염수를 '처리수' 라 말해

윤석열 정부 때도 쓰지 않던 '처리수' 발언…CPTPP 가입과 후쿠시마 산 수산물 수입 맞바꾸나

이재명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 전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가능성을 암시한 이후 이번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이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일본 정부의 표현인 '처리수'라고 지칭하면서,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비롯한 수산물 문제에 보다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외교부 장관 관훈 토론회에서 조현 장관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과 관련해 "후쿠시마 처리수를 그렇게 방류해버리는 것이 가장 올바른 것은 아니었다"라며 후쿠시마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 2023년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방침을 실행하면서 이를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로 불러 왔다. 하지만 주변국들은 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 왔고, 당시 윤석열 정부도 '오염수'라는 명칭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의 후쿠시마 산 수산물 수입 가능성과 함께 조 장관의 처리수 발언까지 등장하면서 이재명 정부가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오염수 문제와 여기에서 파생된 수산물 수입 등에 있어 윤석열 정부보다도 유연한 접근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조 장관은 "비용은 들지만 (오염수를) 쌓아두는 것이 이웃국가들에게 가장 필요한 방법이었겠지. 그러나 일본이 그렇게 결정했을 때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방류를 해도) 괜찮다는 보고서 받아서 추진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한일 양국은 합의에 따라 지속적으로 검측을 해오고 있다. 이러한 모니터링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고 신뢰도가 높아지면 이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이 지난 12일 일본 공영방송 NHK와 인터뷰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과 수산물 문제를 연계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처럼 두 사안이 연계되냐는 질문에 조 장관은 "그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NHK와 인터뷰에서 "일본의 수산물 수입 문제가 중요한 하나의 의제가 될 가능성이 많다"면서 "일본과의 CPTPP 가입을 위한 협조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그것도 하나의 중요한 의제라서 적극적으로 논의해 가야 할 주제"라고 말한 바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해 만든 기구인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와 관련, 미국으로부터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았다면서, 이 기구가 유엔을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조 장관은 한국이 평화위원회에 참석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질문에 "그것 역시 다소 갑작스럽게 통보됐다"라며 "평가 및 검토를 우선 해야 해서 우리로서는 당장 서명하지는 않겠다, 다만 국제 평화를 지켜내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지지한다, 그 유용성 또 구체적 방안 등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평가하고 참여하겠다고 한 정도"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행사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19개국 정상들과 함께 '평화위원회' 헌장 서명식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59개국이 본인의 구상에 참여했다면서 "50개국 이상이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실제 이날 서명식에는 19개국이 참석했다.

조 장관은 "이것이 유엔을 대체할 수 있는가. 아무리 유엔이 오늘날 마비된 상태라고 하더라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자명한 이유에서 대체할 수는 없다"라며 "유엔은 이대로 살아남아서 어느 계기가 되면 다시 맡겨진 소임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평화위원회에 참여를 거부한 프랑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와인과 샴페인에 200% 관세 부과를 위협하기도 했는데, 한국의 경우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시한을 정해둔 것이 있냐는 질문에 "시한을 봐가면서 하지는 않고 국제 여론 동향도 보고 실제 이것이 작동할 것인지, 우리가 들어가서 무슨 역할을 할 것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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